◎비민주적 체질개선 공당화 박차/“수세탈피” 야권공조에도 적극적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28일 광화문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이후 당의 진로에 대한 「구상」을 밝히면서 칩거 9일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정치활동 계속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언명하는 한편 국민당의 재기를 위한 그 동안의 구상내용을 개괄적이나마 밝혔다.
대선이후 첫 공식회견에서 표명된 정 대표의 향후 구상은 대체로 국민당을 「공당화」하기 위한 각종 방안과 「거대여당」인 민자당에 맞서기 위한 야권공조 추진으로 요약된다.
정 대표는 이중에서도 특히 대선참패에 따라 흐트러진 당분위기를 가다듬고 새로운 정치판도에서 영향력있는 야당세력으로 자리잡기 위한 내부 수습쪽에 무게를 실었다고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우선 이날 회견에서 『국민당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뿌리내리도록 꾸준하고 성실히 노력하겠다』면서 『깨끗한 정치와 국민이 대화합하는 정치,민부시대의 실현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여생을 바치겠다』고 말해 국민당에 대한 자신의 「애착」을 분명히 표현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대선 패배이후 정 대표의 거취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당내외에 지속적인 정치활동과 국민당 지원이라는 자신의 확고한 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와함께 국민당을 「공당화」하기 위한 조치로 현대와의관계단절을 비롯,당기금조성·기구 및 제도에 의한 민주적 당운영 등의 각종 체질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현대와의 관계에 대해 정 대표는 사실상 후퇴할 수 없는 「단절선언」을 했다.
정 대표는 현대문제에 질문이 이르자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의 발표대로 일뿐』이라면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대표는 대선전의 주장대로 『현대 직원들은 나라를 구한다는 차원에서 국민당을 지원했던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대선이 끝났으므로 현대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경제발전 대열에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국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정 대표가 현대를 자신의 일생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 대표는 그러나 이번 대선을 계기로 현대와 실질적인 관계를 완전히 끊고 새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 대표는 대선기간중에 당의 공조직 보다는 현대를 중심으로 한 사조직에 큰 기대를 걸었었다. 그러나 현대위주로 확보한 당원이 상당수 「허수」임이 판명됐고 선거기간중 「탄압」 시비에도 불구,현대와 국민당의 연계문제가 국민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현대와의 관계에 대한 「정치인」 정 대표의 입장이 보다 단호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이날 「공당화」의 또다른 주요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당기금 조성문제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 이상의 구체방안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기금조성 원칙만큼은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국민당은 『떳떳하고 자율적인 운영을 해나갈 수 있도록 깨끗한 정치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정 대표의 이날 원칙표명에 따라 조만간 기금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정치대학 운영 등 구체적인 기금활용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이와함께 창당이후 끊임없이 제기돼온 당운영방식에 대해 전폭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민당은 1년도 채 안된 기간동안 숨돌릴 새도 없이 총선과 대선을 치러내야 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자연히 효율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으며 당운영과정서 상당한 문제점도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당운영방식이 「비민주적」이라는 그 동안의 당내 비판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이같은 당내 수습책과 함께 정 대표는 향후 대민자 관계에서 수세에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야당간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를 방문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던 정 대표는 이날 『거대 여당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야당간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공조에 대한 적극적 입장을 표명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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