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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문제 채점논란/출제­채점 이원화 탓/서울대 부분점수 인정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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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문제 채점논란/출제­채점 이원화 탓/서울대 부분점수 인정 안팎

입력
199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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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대와 형평성 고려한 고육지책/논란제공 교육평가원 나몰라라정답시비를 빚어온 대입 학력고사 영어주관식 8번문제에 대해 서울대가 26일 1개의 정답만을 인정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정답 이외의 유사답에도 부분점수를 주기로 한것은 타 대학과의 채점 형평성과 일부 학부모의 반발을 우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지난 23일 열린 영어과목 채점위원회에서 국립교육 평가원이 제시한 「Every effort to solve problems for yourself」만을 유일한 정답으로 채점하기로 결정하고 다른 해답에 대해선 0점 처리할 것을 고수해왔다. 이날 회의에서 「Every effot for yourself to solve problems」도 구어적으로는 가능한 배열이란 의견이 개진되기는 했으나 「6개의 단어군을 적절히 배열해 뜻이 통하게 하라」는 질문은 가장 자연스럽고 올바른 문법지식을 묻는 것으로 「for yourself」가 「effort」뒤에 올경우 부사위치가 자유로운 현대 영어에서 가능한 회화적 표현일 수는 있지만 결코 「학교문법」에서 요구되는 배열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for yourselt」를 「effort」뒤에 표기한 답에 대해 고려대 서강대 포항공대 등이 정답으로 간주,3점 만점을 주고 대부분의 대학들도 1∼2점의 부분점수를 인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에 부딪치자 서울대는 26일 채점위원회를 긴급소집,무려 6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논의끝에 당초의 0점 처리방침을 철회하게 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타 대학과의 채점형평과 후유증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대학에 부여된 채점자율권과 출제의도를 존중키위해서라도 원래 방침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이 팽팽히 맞서 절충에 큰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의 채점방침 번복에 따라 영어채점파문은 외형상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 파동이 허술한 출제관리와 채점 방침에서 비롯되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응시생의 30%가량이 만점을 받을 만큼 쉬운 영어문제에서 유사답안에 부분배점을 해줄 경우 진짜로 우수한 학생을 어떻게 골라낼것인가』라는 서울대 한 채점교수의 지적은 이번 파동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출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출제당국인 국립교육 평가원측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를 내놓고도 하나의 정답만을 제시한 채 부분배점 처리 여부를 대학에 맡김으로써 『책임있는 출제측으로서 최소한의 유권해석이라도 내렸어야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결국 이번 파동은 일원화돼야할 수험제도가 출제는 국립교육평가원이,채점은 해당대학이 하게된 현 입시제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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