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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의 교훈(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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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의 교훈(기자의 눈)

입력
199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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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불과 한달여 시차를 두고 선거와 정권인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민주화 과정에 있는 한국이 대통령 중심제의 본고장인 미국에 바로 뒤어어 선거를 치르고 정권을 이양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이지만 국가가 직면한 과제로 볼때 교훈이 될만한 일면이 있다.미국의 클린턴 당선자가 냉전이후 세계질서를 잡을수 있는 미국의 지도력을 배양해야 할 책무를 진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김영삼당선자는 「전쟁과 평화의 양날」을 가진 통일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국력을 길러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

클린턴은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미국의 지도력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경제성장,특히 고도기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투자에 초점을 맞춘 「국가경제전략」을 제창하고 나섰다. 정치적 치밀성이 뛰어난 클린턴은 선거운동에서 『경제문제에 책임은 내가 진다』고 단언했고 조각도 경제문제의 최고참모인 재무장관을 필두로 한 경제팀을 제일 먼저 선보였다. 안보팀과 경제팀중 안보팀에 우선순위를 두어온 전통을 깸으로써 일단 국민에게 의지를 보인것이다.

클린턴의 정치적 성공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나 청사진만은 옳은 방향을 잡았다고 할수 있다. 현재와 같이 미국이 제조업에서의 국제경쟁력을 계속 상실해간다면 세계를 지도하긴 커녕 몰락의 길을 걷고 말 것이다.

밖에서 볼때 한국도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 안정적인 경제성장 없이 통일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교훈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독일이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에서 실증되고 있다. 한국이 통일문제를 비롯한 외부의 도전에 이기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겠지만 경제성장은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경제의 알파요 오메가인 수출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수출일선에서는 야단이다. 선진국의 견제와 개도국의 추격에 끼여있으나 도약의 탈출구인 기술개발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0여년간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한 짙은 회의도 있다.

경제적난관을 따진다면 미국보다 한국이 한층 어렵다고 하겠다. 권력이 아닌 창의력있는 신세대 기업인들이 경제를 이끌어나갈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재도약의 청사진과 이를 추진할 진용을 짜는 일은 클린턴이 그랬던 것처럼 김영삼 당선자가 머리와 시간을 가장 많이 써야할 과제인 것같다.<김수종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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