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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경영에 새바람(세계의 창)

입력
199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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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간 철저한 신뢰 바탕으로/무노조·무휴식·무휴가·무해고/생산량 늘면 특별상여금/매출줄면 경영자도 연봉 삭감무휴식,무노조,무휴가.

느슨하기로 유명한 미국기업의 경영과 근로자의 근무형태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굴지의 용접기 제작회사인 미국의 링컨 일렉트릭사의 독특한 경영방침이 최근 미 CBS방송의 권위있는 시사프로그램인 「60분」에 소개되면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경제의 활로를 제시하는 모범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한 성과급제도. 회사정문에는 『출근시간 30분전에는 절대로 회사에 들어서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대신 근무가 시작되는 상오 9시부터 하오 6시 퇴근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중 휴식은 단 1분도 없다.

링컨사에는 지금까지 노조가 없다. 어떤 근로자도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근무시간에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월급이 지급되지도 않는다. 근무시간이 아니라 철저한 「생산한 양」만큼만 월급이 지급된다.

『파업이요? 상상도 못합니다. 나는 부양가족이 많고 집과 자동차를 유지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종업원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언뜻보면 19세기 초기 자본주의 시절의 노동력 착취기업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러나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회사의 이러한 성과급제도 덕분에 지난해 수많은 회사가 문을 닫은 불황속에서도 8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호황을 누렸다.

또 종업원들의 불만도 없다. 고생한 만큼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종업원은 모두 2천6백50명,1인당 평균 연봉은 4만5천달러(한화 약 3천5백만원). 「기를 스고 일해서」 최고 8만5천달러를 버는 종업원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회사방침은 철저히 노사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회사는 매년 회사경영을 공개하고 수익금을 전액 보너스로 근로자에게 환원한다.

지난해 종업원에게 돌아간 보너스는 4천8백만달러. 연말 결산에 앞서 종업원은 각자의 출근과 생산성적 등을 보고서 형태로 제출한다. 성적이 좋은 사람은 최고 3만7천달러의 보너스를 지급받는다. 웬만한 직장의 연봉보다 많은 액수이다.

노사신뢰의 또다른 용인은 이 회사에 해고제도가 없다는 점. 지난 82,83년 경기침체로 생산량이 40%나 줄었을 때도 단 한명도 해고하지 않았었다.

회사가 평생직장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다만 노동강도를 이기지 못하고 자연도태하는 근로자는 있다. 회사측에 의하면 신입사원의 20%가 입사 3개월안에 스스로 퇴직한다.

링컨사의 또다른 장점은 경영자도 생산자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성과급제에 의해 월급을 지급받는다는 점.

이 회사 최고경영자 해스팅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30만달러. 전해에 비해 6만달러나 줄어든 액수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회사매출이 줄어든 만큼 경영자의 몫도 줄여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또한 이 회사에는 이사실이 따로 없고 이사전용 승용차도 없다. 생산라인 뿐 아니라 경영진도 「쓸데없는」 비용은 쓰지 않는다.

모범기업의 모범사장으로 주목된 해스팅 사장은 『경영진과 근로자의 상호 존경이 우리 사회의 최대 장점』이라며 『열심히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그들에게 상응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최고의 경영』이라고 강조한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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