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인텔 패권다툼【뉴욕=김수종특파원】 세계컴퓨터산업의 황제격인 아이 비 엠(IBM)사가 퇴조하면서 과연 누가 컴퓨터업계의 새로운 간판주자가 될 것인가에 월가의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미국 뿐 아니라 초고속의 기술혁신시대를 사는 세계의 하이테크업계 및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여서 「IBM이후」 컴퓨터업계 세력재편은 전세계 산업계의 관심사이다.
뉴욕의 월가는 서슴없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와 인텔(INTEL)사를 왕위 계승권자로 올려놓고 있다. 월가의 이같은 판정은 컴퓨터산업의 세대교체를 의미할 뿐 아니라 첨단산업분야의 경쟁양상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말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80년대 IBM의 젖을 먹고 급성장한 회사이다. IBM이 만든 개인용 컴퓨터(PC)에 내장된 칩은 인텔사의 것이고,소프트웨어 즉 DOS나 윈도즈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급한 것이다.
다시말해 실리콘밸리의 부품하청업체나 마찬가지였더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막강한 IBM에 핵심요소를 독점 공급함으로써 초고속 성장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종관계는 10년도 안돼 뒤바뀌고 말았다. IBM에 내장된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684 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는 개인용 컴퓨터의 질을 판정하는 표준이 되어버렸다. 세계의 컴퓨터회사들은 PC 하드웨어를 만들고 인텔의 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해서 IBM을 압박해왔다.
91년도 인텔의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세계시장 점유율은 74%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무려 89%에 이르렀다.
이제 IBM을 비롯한 세계의 PC 제조업자들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판매채널이 되다시피하고 만 셈이다.
이에 따라 하버드 중퇴생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세웠던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부자가 되었다.
뉴욕 증권시장의 최근 증권시세는 컴퓨터업계의 세대교체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87년 주식당 최고 1백80달러에 육박했던 IBM은 50달러선으로 가라앉은 반면,당시 10달러 정도였던 마이크로소프트와 30달러선이었던 인텔사 주식은 현재 8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년도 당기순이익은 53%나 뛰어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두 회사의 현재 주식 총평가액 합계는 IBM 주식총평가액보다 50%나 더 많아졌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병기로 무장하고 2천년대까지는 컴퓨터 산업계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 인텔은 내년부터 지금 만들고 있는 32비트 386 칩보다 2배나 빠르고 다중처리 능력을 가진 64비트 펜티움칩을 선보인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진 신종 소프트웨어인 「윈도즈NT」를 시판할 예정이다.
펜티움칩과 「윈도즈NT」는 PC를 더욱 강력하게 무장시키게 되며 PC시장을 잠식해보려는 워크스테이션 등 고가 기종에 치중하는 컴퓨터회사를 더욱 압박할 전망이다. 펜티움칩과 윈도NT는 동시에 등장하든 차례대로 등장하든간에 인텔사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하이테크시장 통치권을 확대한다고 월가는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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