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강력한 단속… 12월들어 급감사랑과 화해를 뜻하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독일 베를린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92년을 피로 물들였던 신나치주의자들의 외국인 공격을 규탄하는 평화적인 촛불시위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펼쳐진 것이다.
20만명의 시민들은 이날 손에 촛불과 횃불을 들고 거리에 몰려나와 『증오를 멈춰라. 외국인친구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이여,우리곁을 떠나지 말라』는 화해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시가를 행진했다. 이번행사는 베를린 언론기관들의 주관으로 이뤄졌는데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되새긴 화해의 멋진 행사였다는게 현지반응이다.
이처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반우익항의에 나서자 극우세력의 외국인 적대감정도 차츰 수그러들고 있다.
통독후 모습을 드러낸 신나치주의자 등 극우민족 주의주들의 외국인 폭력이 12월들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시민들의 항의시위 등 거국적인 시민의식 개혁운동의 확산으로 현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베스트팰리쉐 나흐리히텐지는 최근 외국인에 대한 독일 극우세력의 폭력사건 발생수가 12월들어 75건에 불과해 지난 11월의 2백50건 10월의 3백8건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식발표에 의하면 금년 극우세력의 폭력건수는 총 2천1백846건. 이중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1천9백53건으로 월평균 1백60건이다. 희생자수도 지난 11월 터키인가족 3명이 방화로 사망한 것을 비롯,총 17명이 극우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유혈사태를 빚은 민족 배타주의와 「비뚤어진 분노」를 삭이는 요인으로 독일사회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들 수 있다. 25일 베를린 촛불시위에서 보듯,독일국민들은 지난 11월8일 베를린에서 열린 35만여명의 반나치시위를 시발로 독일전역에서 폭력반대 시위를 벌였다. 주말이었던 지난 19일에는 전국적으로 50여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항의시위에 참가했으며 22일 프랑크푸르트의 촛불항의 시위에도 10만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치안 책임을 맡고 있는 독일헌법 수호국의 에카르트 베르테바흐국장은 외국인에 대한 폭력사태 감소이유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꼽았다.
독일정부는 지난 11월말 터키인 3명을 숨지게 한 묄른방화사건을 계기로 그간의 소극적인 대응자세에서 탈피,호헌국과 검찰·경찰을 총동원,신나치조직과 조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착수했다.
그결과,과격 극우단체인 국민전선·민족공세 등 4개의 신나치조직을 불법화하고 그 조직원들의 공민권을 박탈하는 과감한 용단을 내렸다.
베르테바흐국장은 우익 폭력사태의 경우 사건해결률이 60%에 이르고 체포된 극우분자들에게 무거운 형을 구형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돌프 자이터스 독일 내무장관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자유·민주질서의 파괴를 선동하는 반유대주의의 호전적인 신나치 세계관을 옹호하는 단체들에 외국인들에 대한 민족배타적 폭력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정부의 강력한 대응조치에 관해 독일유대인 중앙위원회의 이그나츠 부비스위원장은 「충격과 공포의 그늘」에서 시달리고 있는 독일거주 유대인들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그는 극우세력에 대한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벤저민 나본 독일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최근 독일시민의 반나치시위는 대부분의 독일인들이 올바른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옹호하는 성숙된 시민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횃불과 촛불로 「이성의 불빛」을 밝히려는 독일시민의 노력이 어둠을 밀치고 미네르바로 복귀하려는 통일독일의 국민적 정서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장학만기자>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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