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큰 실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삶을 다시 시작해 끝내는 미국의 대통령까지된 해리 트루먼의 인생역정은 좌절과 역경에 처한 젊은이들에게 인생교훈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인 미주리주 출신의 트루먼은 고등학교만 졸업했다. 가업인 농장을 경영하는 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야전포병학교에 들어가 교육과 훈련을 받고 포병소위로 출정했다가 전쟁이 끝나자 소령으로 퇴역했다.
퇴역후 그는 유전개발사업에 손을 댔다가 크게 실패했다. 의류제조업을 시작했으나 더욱 참담한 실패를 하고 말았다. 거덜이난 트루먼은 30세가 넘어 야간대학에 들어가 법률공부를 시작,38세에 군재판소의 판사가 됐다.
거듭되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열심히 개척해 갔던 것이다. 50세에 고향 미주리주에서 연방 상원의원(민주당)에 선출됨으로써 정계로의 또 한차례 삶의 변전을 시도한 트루먼은 10년만에 부통령이 됐다. 그 유명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4선 러닝메이트로.
45년 4월 루스벨트의 급서로 트루먼은 마침내 미국의 33대 대통령이 됐다. 일본에 원자폭탄 투하 결단으로,태평양전쟁을 종결짓고 재선 대통령이 된 그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즉각적으로 미군을 파병,공산화될 뻔 했던 한국을 구해줬다. 우리로서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잊기 어려운 미국 대통령중의 한사람이다.
트루먼 회고록을 보면 그는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그것은 하나의 계획이 실패한 것이다. 내 자신이 실패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자신을 채찍질했다는 구절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1백1개의 4년제 대학에 응시한 59만여의 수험생들은 지금 더할 수 없는 불안한 심경속에서 결과를 기다리느라 숨을 죽이고 있을 그런 순간이다. 내일부터는 합격자 발표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합격의 영광을 안게될 16만4천2백50명을 제외하면,2.6배나 되는 42만1천1백56명의 응사자들이 실패의 쓰라림을 안고 좌절감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수험생 학부모들의 마음은 오죽이나 초조하겠는가.
입시철만 임박하면 입시생을 둔 친척이나 친지들의 집에 전화마저 걸기가 겁이 날만큼 이 사회는 입시열병을 앓고 있다. 이 딱한 현실이 언제쯤이나 나아질 수 있을 것인가.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어찌됐건 현실은 미련을 갖고 어물대는 것을 용인할 만큼 관대하지가 못하다. 3.56명중 1명이 합격할 정도로 전기대학의 문이 비좁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불합격을 수치스러워할 것도 없다. 실의에 빠지고 좌절할 일은 더욱 아니다.
문제는 수십만명의 낙방 수험생들이 처음 경험하게 되는 쓰라린 영경을 어떻게 이겨내고 새로운 방향으로 재기하느야에 있는 것이다. 오늘의 역경을 인생수련의 계기로 삼아 힘차게 다시 일어선다면 그것은 트루먼의 인생에서 보듯이 전화위복이 될게 틀림없다.
「불은 쇠를 단련시키고 역경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을 새겨 보도록 하자. 겨울의 추위가 심할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르르게 마련이다.
이 세상에서 끈기보다 강한 것은 없다. 재능도 그것을 이기지는 못한다.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은 끈기와 결단,그리고 역경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힘차게 도전하는 강한 의지일 뿐이다.
입시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청소년들에게 낙방의 실패쯤은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의지를 가져보라고 권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