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19명·원외 위원장 50명/신민민주계 주도권 싸움 최대변수/일각선 독자계보도 점쳐김대중 전 대표의 정계은퇴로 민주당이 세력 재편기에 접어든 가운데 당내 개혁그룹인 「민주정치 개혁모임」의 역할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모임에 대한 당내의 관심은 우선 내년 3월의 전당대회 때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물밑 각축전에서 이 모임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전당대회 이후의 역할에 대한 장기적인 관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20일 「이기택대표체제」를 전당대회까지 지속키로 결정,당권을 둘러싼 내부갈등의 소지를 일단 덮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 대표 체제는 내용상 「실질적 집단지도체제」라는데 특별한 이견이 없는 것이 민주당의 실정이다.
현재 이 대표측은 김 전 대표의 강력한 지도력에는 못미치더라도 단순히 최고위원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1인 대표가 아닌 어느정도의 우월한 권한을 갖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상현 조세형 김원기 김영배 정대철 최고위원 등 신민계 「각축자」들은 당권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의 본모습에 충실한 체제를 택하자는데 대체적인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다.
따라서 19명의 현역의원과 50여명의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을 안고 있는 민주개혁 정치모임의 입장은 우선 당헌 개정을 둘러싼 신민·민주계의 줄다리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을 겨냥해 벌어질 각축전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집단의사를 보일 경우 그 세로 보아 개개 도전자들의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당권을 염두에 두는 중진들은 이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전당대회이후 당권분점 국면에서는 최고위원들을 보스로한 소계보 정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개혁정치모임이 상대적으로 중·대 계보로 부상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또 이는 「뉴DJ플랜」이후 보수 온건노선에 무게를 실어온 민주당의 노선설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범민주계인 민련과 범민주계인 평민연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이 모임은 그동안 당내에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대선이라는 특수국면과 김 전 대표의 강력한 구심력에 이끌려 이 대표쪽보다는 김 전 대표쪽으로 다소 쏠렸던 것도 사실이다.
박영숙 최고위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모임에는 이부영 최고위원을 비롯,이우정 김병오 장기욱 이협 조홍규 박석무 김영진 임채정 이해찬 정상용 이길재 이규택 제정구 유인태 장영달 박계동 김원웅 원혜영의원 등 19명의 활동성 강한 의원들이 속해있다. 이들은 민주당의 체제개편 기틀을 맞아 그동안 느슨한 「정책협의체」 수준을 벗어나 독자계보로서 당당히 출범할 여건을 갖추었으며 당내의 관심고조도 이런데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임이 당내에서 확고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20일 하오의 운영위 회의에서 「이 대표체제」를 수용하고 당분간 중립적인 입장에서 당내 세력 재편과정을 관망키로 결정한 것만 봐도 그렇다. 보다 분명한 입장은 내년초에 열릴 운영위 회의에서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결해야 할 일은 확고한 지도체제로 구성원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 모임 자체가 박영숙이사장을 정점으로 집단지도체제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구성원들의 정치적 성장배경도 다양해 당내 세력재편 과정에서 개별적 의사가 우선하는 경향이 클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 대선과정에서 민자당의 「색깔론」 공세에 빌미를 준 전국연합과의 정책연합을 주도했던데 대한 부담을 어떻게 떨치느냐의 문제도 이 모임의 당면과제중 하나이다.
이들은 그동안 「뉴DJ」가 놓친 진보개혁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왔으며 당의 지나친 보수화를 막는 당내의 견제세력으로 기능해왔다. DJ 지도체제하에서 이같은 역할은 일정수준을 넘을 수 없었으며 특별한 경계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일거수 일투족을 자기 책임하에서 행해야 하게 됐다. 따라서 현재 당내 보수세력이 제기하고 있는 「전국연합」 문제에 대한 해명과 함께 지도부의 경계심리를 자극하지 않을 노선정립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산적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모임의 정치적 성공,특히 원내에서의 영향력 증대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깨끗한 정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활발한 원내 활동을 통해 정치적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회기능의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최소한 당외에서의 이들 역할이 크게 주목된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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