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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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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당선자의 고향나들이와 부친의 소박한 당부 등이 시중의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잉 된다는게 개인적 꿈의 실현일 뿐 아니라 가문과 고장의 영예이기에 거제도 생가에서의 흥겨운 동네잔치나 당선자가 당선 통지문을 앞에 놓고 참배한 모친 묘소의 풍수지리마저 화제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 묘소가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비학포란형이어서 모친이 죽어서도 아들을 대통령이 당선시킨 것 같다』는 고향 동네주민들의 풍수풀이가 재미있게 느껴지는가 하면 『약속을 지키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어달라』는 당부와 함께 『청와대엔 안가고 멸치나 잡으며 살겠다』는 부친 홍조옹의 야인 기질이 시중에서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모양이다. ◆생전에 국가지도자를 아들로 둔 이의 귀감으로는 흔히 이광요 전 싱가포르 수상의 부친 친쿤옹이 꼽힌다. 친쿤옹은 아들이 20여년 장기 집권하는 동안에도 싱가포르시내 슈프림빌딩의 한 시계상에서 일개 점원으로 일하며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었다. 당시 세계언론은 이같은 이 수상 부친의 대쪽기질과 공사구별이 분명한 부자관계야말로 청렴정치를 가능케 하는 요인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던 것이다. ◆당선의 영광과 흐뭇함도 대통령당선자의 막중한 책임과 산적한 과제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즐거운 화제속에서도 당선자에 대한 기대와 권고가 빗발치고 있는 사정은 우리나 미국이나 비슷하다. 최근 카터 정권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조던이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클린턴 당선자에 보낸 지상권고가 시사적이다. 그는 방대한 나라살림 꾸리기나 국민적 동참을 유도하기란 선거운동보다 1백배나 더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철두철미한 조직과 절차 및 책임구축을 새 정권의 신조로 삼을 것을 권했다. ◆조던은 이를 위해 성실하고 효율적인 팀플레이와 행정부 장악,공약의 신속한 재점검,잡음과 낭비없는 신속한 인선,내치와 외치의 균형 등을 역설했다. 그러고보면 내년 2월 취임 때까지는 정말 짧고도 소중한 준비기간이다. 흐뭇한 화제속에서도 모두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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