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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진출 교두보 마련/한·베트남 수교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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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진출 교두보 마련/한·베트남 수교 의미와 전망

입력
1992.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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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교류 비약적 증가/아태지역서 입지강화도 기대한·베트남 수교는 정치외교와 경제적 측면에서 한·러시아 및 한·중 수교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베트남전쟁 참전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불행한 과거사를 극복하고 베트남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은 한국 현대사에 있어 하나의 매듭이며 한국 외교지평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옥장관은 이번 베트남 방문기간중 양국 외무장관 회담 등에서 양국간 한때 불행한 시기가 있었던 것에 유감을 표시하고 향후 상호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 관계발전이 진정한 과거사 극복임을 강조했다.

물론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이 냉전체제하에서 우리 나름의 명분을 갖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사과할 성질의 것은 아니나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해 이 정도 수준의 유감표시는 필요한 조치였다는 지적이다.

한·베트남 수교가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갖는 의미는 막대하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의 중심국가로 내년부터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 회담에 옵서버로 참석하며 수년내 ASEAN의 정회원국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한·베트남 수교는 우리의 아·태 외교전개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도 우리나라처럼 주변 강대국들의 역학관계로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이며 앞으로 아·태지역에서 중국과 일본이 패권경쟁을 추구할 때 한·베트남 양국은 비슷한 입장에서 상호 입지강화를 위해 긴요한 협력상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베트남간 경제협력은 수교이전에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나 이번 양국 수교로 양국간 경협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경제진출의 장애는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무역금지조치였다.

그러나 미국도 베트남과 베트남전쟁 당시의 전쟁포로 및 실종자문제 협상이 원만히 진척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무역제재조치를 해제해가고 있으며 미국과 베트남간 수교도 멀지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서 생산한 상품을 미국시장에 팔 수 있게 되며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분야에서 이상적인 상호보완 관계로 발전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구 7천1백만명의 베트남은 저렴한 노동력을 갖추고 있으며 석유 가스 석탄 등 상당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은 또 동남아국가 가운데 아직까지 일본 자본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여서 한국의 진출여지가 그만큼 큰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베트남 교역량은 올해들어 9월말 현재 3억3천4백만달러(수출 2억9천1백만달러)로 전년 동기비 96.5%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기업의 대베트남 투자도 1억8천만달러(허가기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호치민시에 무역관을 개설했으며 우리 기업의 31개 지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과의 수교를 계기로 내년부터 메콩강유역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인도차이나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이번에 양국간 재산권 문제도 원만히 해결키로 합의했다. 한국은 이미 서울 한남동의 구 월남대사관 건물을 베트남측에 반환했으며 호치민시(구 사이공시)에 있던 한국대사관 건물과 토지의 재산권을 회복해 조만간 이곳에 총영사관을 개설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한·베트남 수교를 계기로 7천∼1만5천명으로 추산되는 베트남내 한국인 2세를 위한 인도적 지원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하노이=이계성특파원>

□한·베트남 관계 일지

▲1955·10:월남공화국 승인

▲1956· 5:한·월남 외교관계 수립

▲1964· 9∼73·3:6차례에 걸쳐 한국군 31만여명 월남전 파병

▲1975· 4·30:주사이공 한국대사관 철수

▲1976· 7:남북 베트남 통일 및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 수립

▲1980:베트남내 억류공관원 석방

▲1990· 4:베트남측 주태국 대사 통해 양국 관계개선 제의

▲1990·10·10:태국주재 베트남 대사,주태국 우리 대사에 수교 제의

▲1991· 4:부 코안 베트남 외무차관 방한,무역대표부 설치 제의

▲1991· 9:주베트남 정세조사단(단장 김석우 외무부 아주국장) 베트남 방문

▲1991·12:주베트남 수교교섭단 베트남 방문

▲1992· 4:제2차 수교교섭단 베트남 방문,연락대표부 설치 합의. 양해각서 서명

▲1992· 8·17:주베트남 연락대표부 업무 개시

▲1992·10· 3:박노수대표 부임

▲1992·11·10:구엔 푸 빈 주한 베트남 연락대표 부임

▲1992·12·22:양국 수교 공동성명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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