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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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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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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어수선했던 대통령선거운동 끝에 투표도 끝나고 개표도 거의 마무리됐다. 한명의 당선자와 여섯명의 낙선자들은 각기 입장이 다르게 됐지만 그동안 선거운동기간에 갖가지 벌여놓았던 일들을 다함께 차분이 접어 거두고 정돈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당선자,낙선자 그리고 유권자들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된다. ◆당선자는 우선 낙선자들에게 그동안의 선전을 높이 사는 인사를 보내고 낙선자들은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해주는 광경도 곧 있음직하다. 우리보다 한달반전에 선거를 치근 미국에서 클린턴 당선자가 냉전을 종식시킨 부시 대통령의 업적을 찬양했고 부시와 페로 후보가 클린턴의 당선을 축하한 전례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선거운동기간에 격앙됐던 선거참모,운동원들의 마음도 모두 가라앉혀야 하고 특히 당선자의 가족,참모들이 나름대로 승리감을 만끽하되 주변을 자극하지 않는 원숙함도 보일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내걸었던 공약들을 실천해야 하는 짐이 무거움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공약,상충하는 공약이 어떤 것인지 새로 짚어보는 일도 요긴하다.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죽기전 자신의 묘비명을 직접 쓰고 한자도 추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버지니아의 몬테첼로에 있는 그의 묘비엔 그가 대통령이었다는 대목이 빠져 있다. 「미국의 독립선언,버지니아 자유 신앙법의 기초자이며 버지니아대학의 창설자 토머스 제퍼슨 여기에 잠들다」­. ◆훗날 사람들은 이 묘비명이 「제퍼슨류의 긍지」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시대환경이 많이 다르므로 그런 「제퍼슨류」가 모델이 될 순 없다. 다만 지금까지 「대통령」을 향한 질주에 과열된바 있었다면 당락간에 자기 진정과 반성의 시간도 좀 가져야 하겠다는 뜻이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면서 새 대통령의 착실한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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