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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92…해외선거 「야당약진」 뚜렷/각국 떠오르고 지는 지도자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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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92…해외선거 「야당약진」 뚜렷/각국 떠오르고 지는 지도자현황

입력
199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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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개혁” 40대 클린턴 압승… 세계 “경악”/미국/노동당 라빈 승리… 「중동평화」 전기 마련/「이」/비 78명 후보… 부정후유증·「리투아」 공산당 재집권우리나라가 18일 대통령선거를 치렀지만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도 대통령선거나 총선거가 실시됐다. 미국은 80년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 집권이후 12년만에 클린턴의 당선으로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됐으며 이스라엘에서도 라빈이 이끄는 노동당이 15년만에 집권 리쿠드당을 눌러 정권을 장악했다. 동남아에서는 필리핀이 지난 5월 78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전 국방장관 라모스를 대통령으로 뽑았고 같은달 태국에서는 군 총사령관 수친다 총리가 민주화요구 시위에 밀려 사퇴하는 변화가 있었다. 한편 리투아니아와 유고로부터 독리한 슬로베니아에서는 구 공산당 정권이 재집권하는 보수회귀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있었던 각국의 선거와 지도자교체 현황을 간추려 본다.<편집자주>

▷미국◁

미국 국민은 11월3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변화와 개혁」을 선택했다. 40대 전후세대인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인 부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압승함으로써 전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지미 카터이후 내리 12년간의 공화당 시대를 청산한 클린턴 정권의 등장은 「이대로는 더이상 안된다」는 미국민들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결과였다.

특히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미 경제의 암울한 상황은 냉전의 승리를 자처하던 부시에게 치명타를 가했다. 한해 8백억달러에 육박하는 무역적자,연간 3천억달러가 넘는 재정적자,7.5%를 웃도는 실업률 등이 맞물려 재선을 노리던 부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때문에 「경제재건」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내건 클린턴 당선자는 내년 1월20일 정권 출범에 앞서 본격적인 수권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클린턴 정권의 앞길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선거공약이 4년간 이행하기에는 벅차고 광범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4년내 재정적자 절반수준 감축,전국민 의료보험혜택 등 거창한 선거공약은 그에게 새로운 부담요소로 등장했다.

더불어 국제적 환경도 유리하지 않다. 냉전종식이후 소말리아 기아사태와 유고내전 등 미국의 개입이 요구되는 국지적 갈등문제가 팽배한 상황에서 클린턴 정부는 내치만을 중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클린턴의 향후 정국운영에 따른 미국의 경제난 타개와 초강대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확보가 비상한 국제적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이츠하크 라빈이 이끄는 노동당이 지난 6월 집권 리쿠드당에 대승,정권교체에 성공했다.

77년이후 15년간 집권해온 리쿠드당이 12%의 실업률 등 악화일로의 경제상황을 치유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스라엘 국민들은 단호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라빈 정권의 출범은 이스라엘의 대아랍 외교노선의 일대전환을 가져왔다는 차원에서 중동평화구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대아랍 강경노선을 고집한 전 샤미르정권과는 달리 화해와 공존을 표방하는 온건노선을 택해 점령지 정착촌 건설중단 등 일련의 대아랍 유화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라빈 정권의 아랍 유화조치는 아랍과의 타협불가를 주장하는 의회 강경파 세력의 반발을 촉발해 라빈의 정치적 입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취임후 계속된 제6∼8차 중동평화회담도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영국◁

지난 4월 실시된 영국의 총선은 보수당의 계속 집권이냐 노동당의 정권교체냐로 관심을 모았었다.

선거전 여론조사에서는 야당인 노동당이 13년만에 정권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결과는 보수당의 압승으로 드러났다.

4천4백만 유권자들이 6백51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보수당은 43%의 지지를 얻어 과반수가 넘는 3백43석을 확보,4기 연속집권을 기록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는 했어도 집권 보수당은 기존의 3백76석에서 무려 33석을 야당에 빼앗기는 수모를 감수해야했고 전세계적인 흐름인 「야당 약진」 현상의 일부로 평가됐다.

영국 선거결과는 중산층 유권자들이 노동당의 사회주의 노선보다 메이저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재정관리능력과 「대처리즘」 보완노력을 더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지난 5월11일 실시된 필리핀 대통령선거는 무려 78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선거실시 한달이 지나서야 피델 라모스 전 국방장관의 승리가 확정될 정도로 혼탁한 분위기속에 치러졌다.

개표시작 1주동안 부패척결을 내건 미리암 산티아고 전 농지개혁장관의 우세로 나타나다 결국 라모스 후보가 약 24%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그러나 아직도 정확한 개표결과가 나오지 않고 야당의 부정 개표시비가 유혈사태로 번져 전국이 혼란상태에 빠지는 등 선거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라모스 후보는 지난 6월 당선이 확정되고 의회로부터 개표결과를 인준받는데도 성공했지만 야당은 아직도 「선거무효」 「재선거실시」 등을 주장하는 등 정국이 어지러운 상태다.

▷페루◁

지난 11월23일 치러진 페루의 총선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헌정을 중단한지 8개월만에 치러졌다.

결과는 후지모리 대통령의 지지정당인 캄비오 90당이 총 80석중 최소 44석을 확보,후지모리 대통령은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했다.

주요정당인 좌익계 아프리스타당과 중도 인민행동당이 『후지모리 대통령이 독재를 강화하기 위해 총선을 이용한다』는 이유로 선거에 불참하는 바람에 선거에 참가한 제1야당인 기민당은 8석을 얻는데 그쳤다.

새 의회는 곧 헌법을 개정하고 95년까지 후지모리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보장해주었으나 후지모리의 개발 독재노선에 대한 야당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리투아니아◁

지난 10월26일 실시된 총선에서 브라자우스카스가 이끄는 구 공산당 「민주노동당」이 재집권했다.

현 집권세력 「사유디스」는 90년 소련 최초로 공산당 독재를 무너뜨리고 지난 2월 신 의회 선거에서도 압승했지만 불과 1년만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했다.

공산당의 재집권으로 리투아니아는 시장경제체제의 전면적 개편과 사회보장제도 부활 등 국민들의 생활고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이상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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