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 지지하락… 아랍 유화정책 성과 없어/강·온 양면작전으로 막후 협상 노릴수도비교적 온건노선을 고수 해온 이스라엘의 라빈총리가 점령지내 팔레스타인인의 대규모 강세추방을 결정 함으로써 향후 중동정세를 예측불허의 상화으로 몰아 놓고 있다.
라빈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노동당 내각은 18일 회교원리주의 과격단체인 「하마스」가 최근 이스라엘 병사를 살해한데 대한 보복으로 4백명이 넘는 회교원리주의자들을 레바논으로 강제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다.
회교원리주의자들의 국경이동이 시작되자 레바논은 즉각 반대의사를 표명했고 제8차 중동평화회담에 참석중이던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 아랍측 대표도 회담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라빈 총리가 아랍측의 반발뿐만아니라 미국 유엔 등의 비난을 무릅쓰면서 아랍권에 대한 공세로 돌아선데엔 이스라엘 병사 살해에 대한 「보복」이라는 표면적인 이유외에도 국내적으로 지지부진한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하락 등으로 정치적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15년에 걸친 우파 리쿠드당의 집권을 종식시키고 지난 7월 취임한 라빈총리는 대아랍 유화정책과 함께 경제개혁을 약속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이스라엘 국민들은 벌써부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라빈의 노동당 내각은 국영기업 및 주식매각을 통한 민영화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지난 5개월동안 단 1개사만을 매각하는 답보상태이다. 게다가 실업률이 사상최고 수준인 11%까지 뛰어올랐지만 라빈총리는 실업해소를 위해 공공지출 증가를 주장하는 세력과 국내 경제의 급진개협을 촉구하는 세력사이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상황은 라빈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켜 중동평화회담에서 이스라엘대표들의 입지와 융통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 아랍측 대표들과 8차례의 중동평화회담도 별다른 성과 없이 점령지내에서의 유혈충돌과 성호 보복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평화회담의 아랍측 대표들은 라빈 총리가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점령지내에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는 등의 이스라엘점령지정책에 극도로 반발하고 있다.
라빈내각의 등장에 개대를 모았던 아랍권이 회의적인 자세로 돌아선데다 회교과격단체들의 테러행위는 이스라엘 국민의 반아랍 감정을 자극,라빈총리는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려 있다.
지난 10월이후 테러행위로 숨진 이스라엘군의 수는 12명으로 지난 4년간의 사망자보다 1명이 더 많다. 같은 기간 팔레스타인인은 40명이나 희생됐다.
이런 와중에서 라빈총리가 국민감정에 떼밀려 내린 대규모 강제추방조치를 곧 「강경노선으로의 선회」라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
미국 영국 등 서방국들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강력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고 유엔안보리는 점령지정책에 관한 제네바협약위반을 들어 철회결의안을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국제적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아랍측이나 라빈총리가 아직 중동평화회담의 완전 결렬을 선언하지 않고 있는 사실로 미루어 볼때 라빈총리가 강온 양면작전을 쓰면서 막후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강제 추방조치가 레바논과의 무력충돌을 야기할 경우 해묵은 중동분쟁으로 다시 비화될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