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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운동 열전 28일 결산/쟁점 미흡… 금권·관권시비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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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운동 열전 28일 결산/쟁점 미흡… 금권·관권시비 “얼룩”

입력
199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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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출발… 중반이후 비방등 과열/편가르기 지양·소규모유세 “긍정적”28일간의 14대 대선 선거운동이 17일 밤 12시로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30여년 만에 문민대통령의 탄생을 예고하는 등 과거 어느 선거보다 그 역사적 상징성이 조명을 받아왔다.

또한 지난 87년의 13대 때와 비교해 볼 때 여러 부분에서 특징적 선거양태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각에서 관심을 모았던 측면도 있다.

우선 이번 선거는 이른바 「민주대 반민주」,「군정대 민정」이란 식의 2분법적인 선거구호가 선거 초반부터 유권자들을 편갈라 놓던 지난 대선과는 판이한 선거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20일 시작된 선거 열전은 「조용한 출발」로 첫발을 내디딘 것이 사실이었고 뚜렷한 쟁점이 부각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책대결에 의한 순항을 예고하는 듯 했다.

각 후보들의 유세진행 또한 과거의 대규모 군중동원 방식에서 탈피해 중소규모 유세에 치중하면서 「모으는 유세」에서 「찾아다니는 유세」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파트 반값 공약의 현실성 여부에 대한 공방,상대 후보에 대한 건강 및 자질론,TV토론 개최문제에 대한 이견,내각제 거론에 따른 입장의 대비 등이 유세연단이란 도마에 올랐지만 선거전의 긴장감을 끌어내는 데는 미흡했던 것 같다.

나아가 연일 후보진영간의 성명전 또한 불꽃을 튀겼지만 공격용 소재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그러나 선거전은 중반들어 정부의 현대에 대한 수사가 금권·관권 선거공방을 불러일으키고 3당간에 상대를 비난하는 네커티브 선거방식이 고개를 들면서 과열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자당은 공명분위기를 깬 주범으로 국민당과 현대를 몰아쳐고 현대직원의 양심선언에 의해 기업자금의 변칙유출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현대간부의 구속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이를 전후해 국민당은 김복동의원의 국민당 입당 과정에서 나타난 노태우대통령의 경찰력 동원이나 경찰의 현대직원 미행 사실을 들어 선거 내각의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요컨대 선거 중반전은 민자대 국민간의 금권·관권시비기 엇갈렸고 이 과정에서 민주·국민당은 득표의 이해 득실을 염두에 둔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그러나 민자·국민간의 공방이 치열해지는 것과 맞물려 민주당이 재야 세력인 전국연합과의 정책연합을 한 사실이 쟁점으로 등장했고 여기에 북한의 평양방송이 편승함으로써 소위 「색깔론」으로 표현된 사상논쟁의 불씨가 지펴졌다.

민자당으로서는 이때부터 민주·국민당을 동시에 상대해가며 강한 톤의 성명전을 불사했고 TV연설이 시작되면서 선거 판세는 혼전양상의 3당 구도로 압축돼 갔다.

선거가 종반으로 치닫자 색깔론 공방은 더욱 가열돼 갔고 민주당은 김영삼후보의 3당 합당 결단을 「변절론」으로 몰아 색깔논쟁의 희석을 꾀했다. 각 당의 무차별 비방과 유언비어 등이 난무,급기야 종반선거 양상이 혼탁해지는 시점이었다.

이 와중에 터진 것이 『부산기관장대책모임』 사건.

민주·국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중립내각의 원인 무효를 외치며 파상공세를 폈고 민자당은 최대의 악재를 만나 당황한 가운데 관련자에 대한 인사조치 등 조기진화를 서둘렀다. 민자당은 「부산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당과 무관한 사단임을 강조하면서 아울러 국민당의 「도청」에 대한 문제제기를 잊지 않았다.

이번 선거전은 관권시비와 중립성공방을 불러일으켰지만 결국 이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맡겨진 셈이 됐다.<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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