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14대 대통령을 뽑는다. 14대 대통령선거의 역사적 의의가 사뭇 지대하고 중요하다는데 대해선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오늘의 투표로서 우리에겐 문민정치의 새 시대가 열리게 되고 민주화 작업의 완결을 이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오늘은 심판의 날이며 결단의 날이다. 이번 선거의 역사적 의미를 진정으로 인정한다면 기권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되 그 선택에 후회가 있어서도 안될 줄로 안다. 누가 과연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실현시켜 줄 것이며,누가 과연 제시한 공약을 성실히 실천에 옮겨줄 것인지,모든 유권자는 마땅히 신중에 신중을 더해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선택에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것은 알만하다. 후보자간의 정책적 차별성이나 성향의 이질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상황하에서는 선택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후보자 중에 자기가 선택하고 싶은 대상자가 없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선택이 어렵고 마땅한 대상자가 없다고 해서 선택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렵더라도 비교우위에 있는 한사람을 골라야하며,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는 것이 유권자의 의무이고 권리인 것이다.
우리의 한표 한표가 모여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운명,더나아가 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볼 때 한표의 권리와 의무를 지키는 것이 곧 나라와 국민의 올바른 장래를 보장하는 것이 된다. 지역감정에 지배되고 돈에 양심을 팔아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선택의 기준이 후보자의 정치철학이나 가치관,역사관 그리고 폭넓은 능력에 있지 않고 지연이나 학연,금권에 좌우되는 선상에 있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정치는 다시 후퇴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가 바라는 바른 사회,바른 나라의 건설도 한갓 환상으로 끝나버릴 것이 분명하다.
부패의 척결도,비능률적인 행정의 개선도,공정한 인사의 시행도,정경유착의 종식도,형평을 잃은 경제구조의 개혁도 우리의 한표가 정당히 그리고 올바르게 행사되어야만 보장되는 것이지,그렇지 못할 경우 수포화 할 수 밖에 없다. 일대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합의를 어느 후보자가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빠른 시일내에 가시화시켜줄 것인지,우리 모두가 신중하게 연구하고 면밀히 비교해서 한표의 행방을 정해야 하겠다. 무책임한 공약이나 흑색선전,돈으로 표를 사려는 정치행태 등을 엄중히 비판할 줄 알때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유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고 과거의 잘못된 구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오늘의 내 한표의 결단이 우리의 운명과 역사를 바꿔 놓는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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