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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신임총리 체르노미르딘(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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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신임총리 체르노미르딘(뉴스메이커)

입력
1992.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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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보수세력과 타협 낙점… 정국안정 기대/중도보수… 에너지분야 정통한 순수관료형【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부총리(54)가 러시아 보혁대결의 최대 승부처로 인색돼온 신임 총리직에 올랐다. 옐친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밀었던 예고르 가이다르총리 대행 카드를 버리고 그를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옐친은 지난 12일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 의장과 합의한 정국수습안에서 가이다르체제를 내년 4월의 제8차 인민대표대회까지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었다.

수습안은 옐친에게 3명의 총리 후보자중 한 사람을 지명할 수 있는 권한과 지명된 후보자가 의회인준에 실패할 경우 현 가이다르대행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옐친은 향후 4개월동안 가능한 「가이다르카드」를 스스로 포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이다르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예상되는 실이 득보다 크기 때문이다. 의회 보수세력이 끝까지 가이다르의 비토세력으로 남아있을 것이 분명한 이상 의회와 타협하는 편이 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체르노미르딘의 총리지명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옐친은 가이다르를 대통령보좌관으로 기용,체르노미르딘의 내각과 보조를 맞추는 방안을 최선의 선택으로 판단한 듯하다.

체르노미르딘은 정치 성향이나 경력,자질면에서 옐친의 총리낙점을 받을수 있을만큼 유능한 경제 각료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히자 슈메이코 부총리와 함께 러시아 최대정파인 「시민동맹」 몫으로 입각했다. 서방언론들이 그의 정치성향을 중도 보수로 분류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러나 그는 실물경제에 밝은 실무형 경제관료다. 옐친이 그를 높이 평가한 것은 바로 그의 실무경험과 배경이다.

옐친은 그를 통해 경제를 안정시키고 시민 동맹측과 정책타협과 정국안정을 도모,정치적 입지를 넓혀나갈 구상인 것 같다.

체르노미르딘은 정치적 야심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는 점도 옐친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었다. 그는 지난 11월 옐친의 방한당시 방한대표단에 포함될 정도로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의 정책방향은 총리수락연설에서 엿볼수 있다. 그는 『개혁정책은 그대로 추진하되 결코 국민을 궁핍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동맹의 개혁노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급격한 경제개혁의 희생자인 일반서민들에 대한 사회보장책을 확충하고 빈사상태에 빠진 국영기업체를 회생시키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잡아 나갈것으로 보인다. 결국 개혁속도를 늦춘다는 얘기이다.

그는 구소련의 에너지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고르바초프 전대통령시절 가스산업부장관에 취임한 이후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의 책임자를 거쳐 지난 5월부터 러시아의 에너지담당 부총리로 일해왔다.

땅딸막한 체구에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지난 38년 러시아중부 오렌부크 출생으로 모스크바에 수학한뒤 61년 공산당 입당,전문관료의 길을 걸어왔다.

한때 석유가스 기능공으로 근무,현장경험도 풍부해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증대에 힘을 쏟아왔다.

체르노미르딘이 에너지분야와 마찬가지로 정치분야에서도 깊고 어두운 갱도를 뚫고 개혁이라는 유정을 발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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