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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서 본 대선/강진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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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서 본 대선/강진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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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만 중국 동포들도 우리의 대통령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연길이나 하얼빈의 식당 술집에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인가」,「누가 당선돼야 중국 동포들과의 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인가」를 토론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한국에서 온 손님이면 누구든지 붙잡고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묻곤 한다.『노태우대통령이 또 이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가 『현직 대통령은 출마할 수 없다』는 말에 『어째 그런 법이 있는가』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도 있다.

한번 집권하면 평생 권좌를 지키는 모택동 등소평 등 중국 지도자들의 경우만 보아도 사람들에게 국가 최고지도자를 국민들이 직접 뽑는 제도는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흑룡강신문 길림신문 조선어판 연변일보 등을 통해 대선 소식을 알거나 한국에서 온 사람들에게 들어 상당히 깊은 부분까지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최근 1∼2년새 한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후보의 장단점과 인물평을 하면서 자신있게 당선자를 꼽기도 했다.

연변의 식자층은 『이곳 사람들이 한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진 이후 한국이 고향이라는 인식이 심어지면서 대통령선거에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특히 어떤 후보가 중국 동포들의 한국방문을 적극 추진하느냐에 눈과 귀가 쏠려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동포들은 금권선거 흑색선전물 배포 등 최근의 혼탁상에는 본능적인 거부반응을 보였다. 왜 돈을 물쓰듯이 뿌리고 다른 후보를 헐뜯으며 선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대인관계에서 예절 바르고 문명한 것을 한국인들의 좋은 점으로 꼽아온 중국 동포들에게는 이 예절없고 문명하지 못한 행태가 뜻밖인 것 같았다.

한 동포는 『지금까지 시장경제제도 부지런함 서비스정신 우수한 상품 등 한국 것은 모두 좋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한국 정치는 그런 것 같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인상에 혼란을 느낀다』고 털어 놓았다.

여러번 한국을 방문한바 있는 한 지식인은 『87년 선거 때보다 나아진게 없다』고 단언했다.<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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