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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변절론 공방(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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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변절론 공방(사설)

입력
1992.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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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을 코앞에 두고 후보들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바람직한 정책대결이나 TV 공개토론이 마지막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우선 섭섭하게 느껴지고 막판으로 올라갈수록 불법 타락 금권선거 시비가 기승을 부리는 현상도 한심하게 보인다.언제쯤가면 우리 선거에서 전근대적인 반칙시비가 사라질 것인가. 반칙시비 자체가 선거이슈에서 제외되는 시기는 도대체 언제쯤일까. 그 시기는 아마도 선거판이 정정당당한 정책대결과 활발한 자유토론의 무대로서 정착될 때가 아닐까. 선거무대가 제대로 연출된다면 반칙과 같은 비정상적인 행위는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눈앞에 여러갈래로 전개되고 있는 각당의 공방 양상은 한마디로 혼전이다.

민자당은 민주당에 대해서 색깔론을 부각시키면서 국민당에 대해서는 계속 금권선거운동을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대중후보의 대표직 사퇴카드를 던지면서 민자당에 대해 김영삼후보의 변절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퇴한 이종찬씨를 끌어들인 국민당은 민자당에 대해 전직경관의 양심선언을 통해 관권개입을 고발하고 있다.

그외에도 각당간의 흑색선전 비방 비난 인신공격은 계속 불을 뿜고 있다. 야비하고 원색적인 용어들을 동원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고 있는게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지만 서로의 공격대상중에는 후보들의 정치활동도 들어 있다.

지금 민자,민주 양당간에 주고받고 있는 사상론 시비와 변절 공방은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정치 외적인 사항이 아니다. 양당의 대표적인 정치활동인 동시에 양당 후보들의 결단에 의해 나온 정치적 소산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활동은 충분한 공개 토론을 거쳐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합당을 두고 민자당은 구국의 결단이라고 하는 반면 민주당은 야당이 여당화 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국연합과 손잡은 것은 재야 세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정치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설명하고 있으나 민자당은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놀아나는 꼴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논쟁까지 인신공격의 범주에 넣어 매도하고 있는데,이는 잘못된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이성관계와는 달리 공당과 공인이 벌인 정치적 활동이기 때문에 국민앞에서 충분히 공론화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정당과 정치인은 평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활동한 실적으로 선거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다만 너무 지나쳐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흥분하면 인신공격이나 비방선전이 되기 쉽다는 점만 유의하면 된다.

공적성격의 주요문제에 대한 이론 공방은 오히려 장려해야지 그만두라며 탓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이성적인 토론이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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