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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달성 무난… “성공적 투자”/중국 광동성 진출 한국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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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달성 무난… “성공적 투자”/중국 광동성 진출 한국기업들

입력
199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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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임금·임대료… 수출 매년 급신장/중국시장 노린 자본집약산업도 유망/국내 60% 수준인 생산성 향상이 숙제【광동성=유동희특파원】 지난달 24일 광동성 번우시 석기진에 소재한 한국의 합작투자공장 청산을 찾은 것은 밤 10시. 공장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었다.

가죽 핸드백 제조업체인 이 공장의 중국인 남녀직공 1천8백여명은 형광불빛 아래서 밤을 잊은채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작업장마다 설치된 스피커로 중국의 대중가요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간간이 한국의 가요도 섞여 나왔다.

근무시간은 상오 8시부터 하오 5시30분까지. 일감이 밀릴 때면 하오 9시까지,심지어 12시 넘어까지도 연장근무를 한다는 것이 한국인 총경리인 최종철씨의 설명이었다. 일요일은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답변이어서 휴일근무 또한 적지 않음을 짐작케 해주었다.

반발이 없느냐고 물으니 돈을 더달라고 할 뿐 「노사문제」는 없다는 이야기였다.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한창 추진되던 60·70년대 한국공단의 풍경이 고스란히 광동성의 한켠에서 재현되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고임금화에 따른 코스트 상승압박을 생산공장의 해외이전으로 타개하려고 청산은 중국진출에 앞서,이미 인도네시아,필리핀에 생산공장을 설치했었다.

광동성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10월. 2개월만인 올 1월5일부터 공장가동에 들어갔다. 합작기업 형태지만 건물 3동만 임대받았을 뿐 사실상 단독 투자이며 투자규모는 3백만달러로 비교적 큰 규모다. 한국인 직원은 기술자 13명에 관리인 3명 뿐이며 통역을 위해 북부지역으로부터 조선족 15명을 고용했다.

광동성 진출은 성공적이라는 것이 청산 관계자들의 자평이다. 올해의 수출목표 1천5백만달러는 무난히 달성될 전망. 94년 수출목표는 올해 목표의 3배를 넘는 5천만달러로 잡고 있다. 건평 3천평에 달하는 공장건물의 월 임대료는 10만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1천만원 정도로 비교적 싼 편이다. 이들 직공들이 받는 월급은 월 50달러 정도이지만 기숙사 및 기타 비용 등을 합하면 월 80달러 정도라는 것이다. 향상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생산성은 아직 한국의 60% 정도이고 불량률도 3%로 한국의 1.5∼2% 보다 높은 편. 그러나 이직률은 월 3∼4%에 불과,한국의 동종 산업체의 8∼9%의 절반수준이다.

주해시의 세모완구공장도 청산과 마찬가지 이유로 중국으로 진출한 기업이다. 처음에는 산동성쪽을 생각했으나 바이어와의 통신,그리고 제반여건상 적기 납품이 힘들 것으로 판단돼 주해로 옮겼다는 신광재총경리의 말이었다. 90년 7월부터 공장 가동에 들어갔는데 91년까지 결손이었고 올해 들어서면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올해 4백만달러의 수출이 예상되며 내년에는 6백만달러의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생산성이 문제이긴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생산성을 내년까지 3분의 2로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절반수준만 돼도 다행이라는 것이 신 총경리의 말이었다. 종업원 3백50명에 한국인 직원 7명으로 역시 의사소통을 위해 조선족 35명을 채용하고 있다.

청산과 세모가 노동집약적인 산업임에 비해 현재 한창 공장을 건설중인 번우시의 「광주 진도컨테이너」와 지난달 25일 정식으로 문을 연 SKM그룹의 오디어카셋테이프 생산공장 「선골드」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청산과 세모가 고임금의 압박 때문에 불가피하게 중국에 진출한 반면 「광주 진도컨테이너」와 「선골드」는 낮은 임금보다는 날로 커져가는 중국의 시장을 염두에 둔 장기적 포석하에서 진출했다.

번우시 연화산에 있는 주강변의 늪지대를 쇠파이프로 메우고 공장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광주 진도컨테이너」는 공장 착공에 들어간지 6개월만인 이달말에 시험제작에 들어간다는 목표이다.

한국·중국·일본·홍콩 등 4개국 합작으로 세워지는 이 공장은 공장 건평면적이 1만4천9백63㎡,부지만해도 7만5천6백㎡인 대형공장으로 총 투자액은 1천8백만달러,이중 포철·진도 등 한국자본이 총 38.5%이며 진도의 지분만은 26%이다. 회사별로 볼때 진도의 지분이 가장 높다.

그동안 해외에서 쌓아놓은 진도컨테이너의 명성 때문인지 공장은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해운회사로부터 이미 주문을 받아놓았다고 밝힌 김호철 부총경리는 광동성 등 중국 남부의 수출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컨테이너의 초과 수요현상은 계속될 것이며 따라서 사업전망은 아주 밝다고 말했다.

주해의 「선골드」는 합작투자 방식으로 진출하려 했으나 결국 1백% 단독투자를 하게 됐다. 지난해 9월부터 진출을 시도,우여곡절 끝에 2월말에 영업허가를 따내고 수교 하루뒤인 8월25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간 「선골드」의 총 투자규모는 1천만달러이다.

임금은 80∼1백달러선이지만 한국에서 4명이면 충분한 일을 30명이 하기 때문에 저임금에서 얻은 코스트다운 효과는 극히 미미하다. 「선골드」의 연간 매출액 목표는 1천5백만달러. 물론 현재는 전량수출이지만 중국시장을 겨냥한 장기적 투자의 측면이 오히려 크다는 차일환 부총경리의 답변이다.

광동성에 진출한 한국기업인들은 투자를 위해서 섣부르게 실력자들에게 기대하기 보다는 발로 뛰어야 하며 어떠한 약속도 이익을 위해 「간단하게」 뒤집어질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충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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