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38%” 예측불허 혼전/안정·소외층 동시 수렴 “40%”/민자/전통 우세에 변화접목 “압도”/민주/경제논리 영세민 호응 “자신”/국민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인(25.1%) 7백36만명의 유권자가 밀집해있는 서울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민자 민주 국민 등 3당은 이 지역서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곳은 중반전까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으나 지난주말을 고비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특정한 지역성향을 갖고 있지 않고 유권자들의 투표성향도 복잡 다기해 아직도 뚜렷한 기류나 후보별 판세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서울은 유권자들의 지역연고 및 계층·세대·정치의식 등이 단순히 도식화될 수 없을 만큼 다양성을 갖고 있다.
더욱이 이 지역 유권자들의 정치적 냉소주의가 어느 지역보다 심하고 투표행태를 쉽게 예상할 수 없을 만큼 20∼30대의 젊은층 유권자가 61%로 다른지역보다 많이 몰려있어 후보별 판세윤곽을 쉽게 가늠할 수가 없다.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미정층의 유권자도 다른지역에 비해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37∼38%에 이르고 있는 「부동층」이 「찍을 후보가 없다」는 식으로 무관심 성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답변을 해왔던 유권자들은 주말을 고비로 지지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보며 투표일 2∼3일 전에는 부동표의 향배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도 3당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민자당은 40% 이상의 득표를,민주당은 50% 정도를,국민당은 양당보다 다소 높게 득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난 87년 대선 때는 김대중후보가 32.6%로 1위를 차지했고 노태우후보가 30%,김영삼후보가 29.1%를 득표했다.
14대 총선에선 역시 민주당이 37.2%의 득표로 서울지역이 야세가 강하다는 점을 입증한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서도 역대선거와 같은 투표결과가 재현될지 아니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지 현재로선 예측이 불투명한 형국이다.
서울은 아직도 「안개속의 표밭」인 셈이다.
민자당은 87년 대선 때의 노태우후보와 김영삼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해도 최소한 40% 이상의 득표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최근들어 자체 여론조사결과 김영삼후보가 30% 이상의 지지율로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는한 예상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자당은 특히 부동표의 상당수가 친여 성향이기 때문에 선거가 임박하면 결국 YS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자당은 친여 성향의 표를 정주영후보가 상당수 잠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나 「현대수사」이후 여론조사결과 중산층의 표는 국민당 지지세에서 다소 떨어져 나가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다만 영세민·소외계층에서는 국민당쪽이 다소 강세라는 점에 신경을 쓰고 있다.
민자당는 막판에 들어가 「변화와 개혁」를 구체화하고 6공과의 차별화 등을 내세워 전통적 안정세력의 표를 지키는 한편 야성향의 개혁요구 계층표도 끌어 안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 진영은 전통적으로 서울에서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그동안 「뉴DJ플랜」 등을 통해 당의 이미지를 온건·개혁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면서 이번 대선에선 과거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역대 선거서 모두 1위를 기록했고 더욱이 이번 대선에선 국민당의 약진으로 여당 성향표를 상당부분 잠식할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40∼45%의 득표는 무난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서울에서 「절대우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서울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호남출신 유권자가 28∼30%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시말해 부동의 고정표가 버티고 있는데다 김대중후보의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구호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에게 광범위하게 먹혀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자체 진단결과 김대중후보가 1위를,김영삼후보와 정주영후보가 각각 2,3위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서울에서 김대중후보가 2위와의 표차를 늘려 영남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당은 현재까지의 이곳의 판세를 팽팽한 3파전으로 보고 있다.
국민당은 지난 3·24 총선에서 비록 19.1%의 득표를 했지만 최근들어 현대수사에 따른 정부와 민주당의 중립성 문제 및 양김구도에 대해 식상해하는 중산층들의 변화욕구 등으로 「승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은 특히 정 후보의 물가안정·아파트 반값 등 실물경제에 근거한 「경제대통령」 논리가 서울의 저소득층 및 주부 등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시말해 물가·주택난·교통난·취업난 등 민생경제 문제해결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질적인 욕구와 반김기류,그리고 현대수사 이후의 민심 등이 맞물려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거중반을 지나면서 ▲영세민층 밀집지역인 달동네 ▲상인·중소기업인 계층 ▲30대의 샐러리맨 ▲아파트촌의 부녀자층 등에서 예상외의 「정주영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 선거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국민당측은 과거 선거 때마다 김대중후보가 독점하다시피한 영세민층의 정서가 정 후보쪽으로 옮아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당은 이종찬후보의 사퇴 및 새한국당과의 합당에 힘입어 서울지역에서 「CY바람」을 확산해 나가면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계산아래 금주중에 「막판 뒤집기 묘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서울지역에선 박찬종 신정당 후보와 무소속의 백기완후보가 대학생·일부 재야 인사그룹 등으로부터 다소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득표가 어느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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