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미약… 영향없다” 평가절하/민자/“영입실패 잘된 일”… 반사이익 기대/민주/“「반양김」·부동표 흡수… 상승세 발판”/국민가뜩이나 혼전양상이 가중되고 있는 대선 종반전에 이종찬 새한국당 후보의 사퇴 및 국민당과 새한국당의 통합이 12일 돌발적으로 터져나와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은 이 후보의 가세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도 국민당의 세상승을 기대하는 반면 민자당은 대선 판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등 3당은 서로 다른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바쁘다.
○…민자당은 예기치 않았던 이 후보의 사퇴소식에 크게 놀라면서도 국민당과 새한국당의 합당이 대세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대수롭지 않은 일」로 애써 일축하고 있다.
김영삼후보측은 그러나 지난 5월의 민자당 경선 때부터 이 후보가 「눈의 가시」처럼 신경을 쓰게 만들었던 탓인지 이 후보의 또다른 「변신」에 대해 「철새」 「박쥐」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
민자당은 『이 후보의 지지도가 극히 작은데다 그나마도 모두 정주영후보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차리 「반양김표」인 이 후보 지지표가 분산될 것이기 때문에 민자 민주당에는 별 영향이 없고 박찬종후보가 다소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망.
김영구 사무총장은 이와관련,『당여론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전국적으로 낮으며 어떤 지역에서는 박 후보의 절반수준 밖에 안된다』며 이 후보의 「역량」을 평가절하.
김영삼후보의 한 측근은 『현대수사로 인한 궁지에서 벗어나고자한 국민당의 속셈과 아무런 전망도 없는 선거를 더이상 끌고 갈 수 없는 이 후보의 계산이 맞아 떨어진 야합』이라고 합당 배경을 분석.
이원종 부대변인은 『이 후보는 박쥐처럼 어두운 곳만 찾는 사람』이라며 『더 큰 문제는 박쥐기질을 가진 정치인들을 돈으로 사서 모으는 정주영후보의 황금박쥐 기질』이라며 정·이 후보를 싸잡아 비난.
○…민주당은 이 후보의 국민당 입당으로 그동안 줄기차게 진행해온 이 후보의 민주당 영입교섭이 막을 내린데 대해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국민당의 세상승이 가져올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모습.
홍사덕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굴종을 바라보는 것은 대단히 슬픈 일』이라며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지지자들이 얼마나 실망하겠는가』라고 언급.
김대중후보의 한 측근도 『영입교섭이 잘돼가고 있었는데…』라고 즉흥적인 아쉬움을 표시.
그러나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기분상으로는 이 후보가 우리당에 들어오는 것만 못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사실은 가장 잘된 일』이라고 표의 향방에 미칠 영향을 나름대로 분석.
그동안 여론조사를 통해 추적한 결과 의외로 이 의원의 지지표가 김대중후보의 지지표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이 후보를 입당시켰을 경우의 실리는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
물론 이 후보의 입당이 선거막판의 승세를 굳히는 분위기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었겠으나 그 경우 오히려 「반발표」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당내 전문가들의 시각.
반면 최근들어 정주영후보의 상승세가 주춤했던 현상에 미루어 이 후보의 국민당 입당이 국민당의 세상승을 가져온다면 결과적으로 민자당표를 잠식,산표확산으로 민주당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성.
○…국민당은 이날 새한국당측과의 합당소식이 전해지자 일단 금권 공방 등으로 수세에 몰리던 국면을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입을 모아 승리를 장담하는 등 고양된 분위기.
합당 소식은 특히 여의도에서 열린 관권선거 탄압 범국민 규탄대회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그동안 각종 「탄압」으로 위기의식과 긴장감이 감돌던 당내 분위기는 곧바로 활기를 띠기 시작.
국민당 당직자들은 이종찬의원의 합세에 대해 『명실상부한 반양김 세력의 결집』이라면서 『새한국당과의 합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의 부동층 흡수를 가속화시켜 혼전을 벌이던 막판 판세를 극명하게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의미 부여.
당직자들은 또 『국민당의 승리는 이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남은 유세기간에 기존 조직을 총동원해 바람몰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
그러나 새한국당 창당과정에서 떨어져 국민당에 합류한 이자헌 김용환의원 등 이 후보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인사들에 대한 설득이 통합에 따른 문제점으로 대두.
또 대선이후 지구당 조직책 재조정 등 지분문제가 표면화될 것으로 보여 이미 합당과 더불어 내부적으로 상당한 후유증의 소지를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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