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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속 주말 유세… 승부수 대결(’92 대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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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속 주말 유세… 승부수 대결(’92 대선현장)

입력
199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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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지원등 경제공약 부각/김영삼/YS에 TV토론 수락 촉구/김대중/“박태준 총리 기용 경제회생”/정주영▷정주영후보◁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12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관권 탄압선거 범국민 규탄대회」겸 유세에 참석,▲임기단축을 통한 내각제 개헌 ▲이종찬씨 합류 ▲현대와의 관계 단절 ▲재산 사회환원 등 메가톤급 정견을 쏟아 놓으며 막판 승부수.

이날 유세에는 진눈깨비가 내리는 영하의 궂은 날씨에도 불구,6만여평의 광장을 가득 메우는 인파(주최측 1백만,경찰 추산 50∼60만명)가 몰려 시종 열광적인 분위기.

낮 12시를 전후해 내리기 시작한 눈이 점차 비로 변한 악조건속에서도 이날 청중들은 「정주영대통령」을 연호하며 열광의 도가니.

하오 2시께 정 후보가 등단하면서 이날 대회는 절정.

꽃가루 대포와 폭죽이 터지고 오색풍선이 진눈깨비속으로 솟아오르는 가운데 광장의 「인간물결」이 갈라지며 동쪽 중간으로 정 후보의 무개차가 등장.

트럭을 개조한 무개차에는 정 후보를 비롯,채문식 공동대표·김동길·김복동·김정남의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함께 타고 연호에 화답.

정 후보는 안파에 고무된듯 다소 상기된 어조로 30분동안 진행한 연설을 통해 정치개혁 경제발전 사회안정 국정운영 구상 등 크게 네부분에 걸쳐 집권 청사진을 제시하여 지지를 호소.

남녀 자원봉사 대학생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뒤 청중들의 함성과 연호속에 등당한 정 후보는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보고 나의 여생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쳐야겠다는 결심을 다시한번 가다듬게 된다』고 서두.

정 후보가 이어 곧바로 이종찬후보의 후보사퇴 및 국민당 지지사실을 공개한뒤 『이 후보의 높은 애국심과 용기,결단에 뜨거운 격려와 박수를 보내자』고 말하자 청중들은 환호와 함성으로 화답.

정 후보는 『여러분의 성원으로 당선돼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해야할 일을 몇가지 말하겠다』며 공약을 제시.

정 후보는 먼저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정치를 혁명적으로 개혁할 것』이라며 내각제 개헌 사실을 공표한뒤 『이것만이 지역감정 청산과 책임정치구현을 이뤄내고 대통령병 환자도 쓸어낼 수 있다』고 강조.

정 후보는 『유능한 여성이 정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에서 여성 2∼3명이 반드시 당선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약속해 여성표를 겨냥.

정 후보는 또 『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타락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중·대선거구제와 선거 완전공영제를 실시하겠다』고 부연.

정 후보는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우수함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집권하면 대입시지옥을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고 공약.

정 후보는 『이제 세계는 경제전쟁시대에 들어섰다』고 지적,『나는 타고난 건강과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능력을 경제발전에 바칠 것』이라고 다짐.

정 후보는 『내가 집권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정치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 놓겠다』면서 금리인하와 통화공급 확대를 약속.

정 후보는 『당선되면 정직하고 깨끗하며 부지런한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이번 선거에 관계하고 있는 모든 공직자와 다소 실수가 있는 공직자도 모두 포용해 새 나라 건설에 동참토록 할 것』이라며 공무원 사회의 지지를 유도.

정 후보는 『선거에 나선 후보는 모두 차기정부 구성에 대한 생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전제,『박태준의원을 집권시 총리로 임명해 경제발전에 능력을 발휘토록 할 것』이라고 언급.

정 후보는 『박 의원이 아무리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해도 틀림없이 투표일전에는 귀국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박 의원에 대한 정부의 「외압」을 거듭 주장.

정 후보는 『나는 내가 만든 국민당이 스스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당의 운영을 정치인에게 완전히 맡기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스스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치발전기금 2천억원을 기부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

정 후보는 『현대의 임직원들이 국가와 나를 위해 숱한 고생을 감수하고 있는데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제,『그러나 국가의 발전을 위해 나는 아픈 마음을 누르고 오는 18일부터는 현대와 완전히 결별하겠다』고 선언.

정 후보는 『나는 일생동안 내가 번 돈을 쓰고 있는데 김영삼후보는 어디서 나오는 돈을 쓰고 있는지 그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

정 후보는 끝으로 『나만이 깨끗한 맘으로 이 나라의 정치혁명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애국충정을 생각해 여생을 민족을 위해 바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한 당부.

첫 찬조연사로 나온 김복동 최고위원은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는 험난한 정의의 길을 걷기 위해 국민당을 택했다』고 말했고 한영수 최고위원과 박철언 최고위원은 각각 김대중·김영삼후보가 돼서는 안되는 이유를 들고 정 후보 지지를 호소.

또 김동길 최고위원은 『아니 눈비가 내리는데도 이렇게 많은 청중이 모인 걸 보니 이게 제정신입니까』라고 말해 청중석에서 폭소.

이날 여의도로 통하는 대방전철역 부근과 마포대교,서울교에는 상오 10시30분께부터 대회장으로 향하는 청중들이 삼삼오오 몰려가는 모습.

연단 중앙에는 세로 18m 가로 10m의 정 후보 대형사진이 걸려고 그 주위로는 꽃가루대포 6문과 경축대포 6문이 배치. 또 멀티비전 10대와 대형스피커 20개,보조스피커 15개가 광장 곳곳에 설치.

특히 전날부터 정 후보에 대한 테러음모가 있다는 첩보에 따라 이날 대회장은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는 등 근래 타후보 유세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삼엄한 경비.<신효섭·홍윤오기자>

▷백기완후보◁

무소속의 백기완후보는 울산 부산 유세에서 노동자 진보세력의 결집을 호소하며 3당 후보를 싸잡아 맹공.

백 후보는 울산에서 『정주영후보가 돈으로 권력을 잡겠다는 것은 또다시 여러분을 착취와 탄압으로 끌고가려는 것』이라며 정 후보를 공격.

백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는 『한국병을 전염시키고 경제를 파탄시킨 김영삼씨를 계속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뒤 『부산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기득권층과 재벌의 정치판을 여러분의 힘으로 바꾸자』고 호소.

백 후보는 또 김대중 민주당 후보에 대해 『5·6공 수구세력과 합작을 통한 내각제 개헌으로 보수대연합을 구축하려 한다』고 비난.<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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