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한의 대통령선거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모든 선전매체를 동원하여 연일 일부 후보들에 대해 악의에 찬 비방·중상을 하는 한편 지지를 선동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남한의 역대 각종 선거 때마다 집권세력의 타도와 특정세력의 지지를 부추긴 것은 으레 해온 것이지만 이번 경우 전례없이 격렬하여 그들의 검은 저의를 짐작케 한다. 우리는 이같은 행위가 무엇보다 남북한이 상호비방과 내정간섭을 않기로한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 정신에 정면 위배되는 만큼 즉각 중단하도록 북한 당국에 촉구하고자 한다.북한 선전매체들의 보도방향은 두가지다. 하나는 노태우대통령의 탈당과 중립내각의 출범을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사기극」이라고 비난하는 김영삼 민자당 후보에 대한 모략·중상과 함께 집권저지를 선동하는 내용이다. 북한은 지난 9월30일 구 통혁당의 후신으로 대남지하 위장조직인 민민전(한국민족민주전선)방송이 「남조선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남한의 청년학생과 각계 각층에 대해 민자당 정권의 퇴진투쟁을 호소한데 이어 11월8일에는 「민자당 재집권 저지 군부독재 끝장내자」 등 31개 투쟁구호를 발표하고 지난 7일에는 「전체국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민자당 집권저지를 다시 역설했다.
또하나는 이번 대선으로 소위 「민주연합정권의 수립」을 선동하고 있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번 민주당과 재야세력인 전국연합간의 정책연합과 단일후보 지지합의를 민민전 방송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힌데 이어 역시 7일자 호소문에서 『한국민은 연방제 통일을 수렴하면서 파쇼악법과 폭압기구의 철폐를 주장하고 거국민주내각을 공약한 민주적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북한이 대선에 대해 온갖 선동과 교란을 책동하는 의도는 뻔하다. 통혁당이후 남한에 구축하려던 남한 조선노동과 김낙중 등의 지하조직이 적발,붕괴되고 한국의 소·중과의 수교에 따른 국제적 고립,그리고 경제난 등 많은 어려움과 주민불만 등을 이번 대선으로 돌려 재야 및 청년학생들을 선동하고 남한사회를 교란하는 한편 연합정권 수립을 획책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잘못된 환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그같은 선동교란 전략은 60∼70년대에나 가능했을지 모를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다.
그같은 부질없는 무익한 짓보다는 북한의 숨막히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전제적 독재체제와 국민의 손으로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키려는 거대한 민주적 실험과 주권 행사를 곰곰 비교해봐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그만큼 성장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