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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 김영삼후보/김혜경씨(가족이 본 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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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 김영삼후보/김혜경씨(가족이 본 대선주자)

입력
199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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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공경·자식엔 자애… 자신에겐 엄격/포용·통찰력 겸비 특장아버님은 슬하에 2남3녀를 두셨는데,어렸을 때부터 딸들을 아들과 조금도 차별없이 평등하게 키우셨다. 오히려 딸들에 대한 아버지의관심이 많으셔서 아들들이 불평을 했을 정도이다. 아버님은 언제나 자녀들의 의사를 존중하시고,자기의 주관과 개성을 살려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를 원하셨다. 나의 결혼문제에 관해서도 아버님은 『만약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무조건 네 판단을 믿고 찬성하겠다』고 하실 정도다.

결혼한후에도 우리 형제들은 부모님께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살았다. 아버님의 자식에 대한 생각은 독수리가 새끼들을 절벽에 떨어뜨려 살아남은 새끼를 키우듯이,철저한 자립정신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의사를 존중하시면서도 절대로 어떤 일을 강요하시는 법이 없었다.

아버님은 가족들에게 언제나 자상하신 분이다. 내가 결혼날짜를 약 두달 남겨놓고 있을 때의 일이다. 내가 아침 잠이 많아 늦게 일어나는 것을 걱정하시던 아버님께서는 결혼후에도 내가 남편보다 늦게 일어날까봐 매일 아침 6시만되면 내 방문을 두드려 나를 깨우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아버님은 일반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진대로 이름난 효자이시다. 아무리 바쁘셔도 아버님께서는 매일 아침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전에 마산에 계시는 할아버님께 꼭 문안인사를 드리신다. 나 자신도 아버지에게 매일 문안을 드리지 못하고 지내는 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마음이다.

아버님은 그러나 자기 관리면에서는 누구보다도 엄격하시고 철저하신 분이다. 새벽 5시20분이 되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 조깅을 하시는데,20년 가까이 이렇게 계속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않은 일이다. 그리고 아버님은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오신 분이다. 집에 계시다가 불필요하게 전등이 여러개 켜져있으면 당장 끄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상도동 아침식사의 단골메뉴는 우거지국이고 주말이면 온가족이 모여 칼국수를 먹는다.

아버님의 30여년 정치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고비는 80년대에 있었던 2년8개월간의 자택연금중 생사를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이었다고 생각한다. 물과 소금만 드셨는데,나는 옆에서 간호하면서 너무 애가 탔다. 때로는 『아버지,아무도 없으니 주스라도 조금 드세요』하며 설득을 했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으셨다. 마지막 2일간은 의식이 거의 없어지셨고,어미니께서는 몇번이나 실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때의 단식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불씨를 당겼고,이어서 민주화의 큰 물결이 일게 되었다. 나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편이 저리면서 아버지에 대해 큰 긍지를 느낀다.

아버님은 남의 말을 경청할줄 아시는 분이다. 자기가 가진 지식을 남에게 과시하기 보다는 항상 상대방이 자기 의견을 마음놓고 이야기하도록 유도하신다. 그리고 넓은 포용력으로 권위의식없이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신다. 내가 보는 아버님의 가장 큰 장범은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로서의 예견과 통찰력을 갖추신 점이다. 나는 3당 통합의 소식을 들었을 때 누구보다도 큰 충격을 받았었다. 3일간의 고민끝에 아버지께서는 『나는 10년안에 우리나라의 역사와 국민들이 그때 이 김영삼이가 정말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는 말은 들을 자신이 있다. 너는 이 아버지를 믿어라』고 하셨다. 아버님 말씀대로 10년이다 지나기도 전,3당 통합후 2년밖에 안된 지금,많은 국민들이 3당 통합의 당위성을 이해하고 있다. 만약 김영삼씨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면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문민정치와 개혁 그리고 안정이 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미 깨닫고,아버님을 많이 도와주시고 열렬히 지지해주신다.

아버님은 지금까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몸바쳐 왔지만 이제 남은 정열로 우리나라의 경제를 다시 살려 새로운 한국을 창조하시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실 것이다. 아버님은 항상 웃으시기 때문에 순하고 약하신 분으로만 아는 분들이 많은데,내면은 대단히 강하신 분이다. 그 무서운 결단력으로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대통령이 되실 것이다.

아버님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서울대학을 나오셨고,26세에 최연소 국회의원이 되셨고,그후 여러가지 정치경험을 쌓아오신 점에서 어느 후보보다도 기본적 자질을 갖추신 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런 아버님을 둔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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