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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과 대결 하스불라토프 의장(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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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과 대결 하스불라토프 의장(뉴스메이커)

입력
199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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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보수파 대변… 절대지지는 못받아【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러시아 보혁대립이 격화되면서 보수파의 간판스타인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러시아 인민대표대회 의장(48)이 옐친 대통령과 정치생명을 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5차 인민 대표대회에서 부의장직에 있다가 의장으로 선출된 그는 당초 옐친의 지지세력인 「민주러시아」와 손을 잡고 일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전력때문에 체체 노 잉구세티야공화국의 소수민족 출신인 그가 정계의 거물로 성장하기까지는 보수파와 개혁파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그가 10일 옐친의 국민투표실시선언후 한때 사의를 표명했던 것도 의회내 대의원들의 반 옐친 감정을 이용,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옐친의 국민투표 선언을 「반헌법적 쿠데타음모」로 규정하고 끝까지 의회를 사수할 것이라는 결의를 표명하는 등 현재로선 반 옐친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번 인민대표대회가 결코 개혁을 저지하거나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많은 의미있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옐친의 의회불신을 역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구 공산계열의 보수세력을 대변하고는 있지만 의회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같지는 않다.

역시 최고회의 의회의장 출신인 옐친이 지난해 6월 러시아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부의장이었던 그는 곧바로 의장직에 오르지 못했다. 이것은 그의 권위주의적인 성격때문에 지지하는 대의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그는 의회내에서 개혁·중도·보수세력중의 하나인 보수파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으나 결국 절반에 가까운 「시민동맹」 등 중도파의 향방에 따라 입지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미약한 정치적 기반은 그가 65년 모스크바대를 졸업한뒤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모스크바대 경제대학 학과장을 역임하는 등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학자출신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그는 옐친 대통령에게 『감정에 치우친 어린애 같은 행동을 한다』고까지 맹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향후 보혁대결에서 어느정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다만 그가 타협의 명수인데다 정칙적 기회를 포착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만큼 어느 시기까지는 그의 역할이 주목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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