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포철측 “정치적 외압없다”/국민당 “압력 계속땐 일서 입당식”민자당을 탈당한 박태준의원의 해외체류가 한달을 넘기면서 그의 장기체류 배경과 진의를 둘러싸고 정가에서 갖가지 억측과 소문이 나돌고 있다.
특히 지난 6일과 7일 동경발 서울행 항공권 3개를 예약해놓고도 정작 귀국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자 또다시 외압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외압설을 집요하게 주장해온 국민당은 9일 청와대측의 방해로 박 의원이 귀국하지 못하고 있으며 비행기편을 예약까지 해놓고 취소한 것이 바로 압력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박 의원이 이미 국민당 입당을 약속했기 때문에 가능한한 빨리 귀국토록해 오는 12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관권탄압 규탄대회에 참석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철측은 박 의원의 귀국지연에 정치적 이유가 전혀 개재되지 않았고 순수한 사업관계로 일정이 변경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포철측에 의하면 지난달 24일 박 의원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떠나며 개략적인 향후 일정을 서울사무소에 알려왔고 그에 따라 서울행 항공편을 예약해 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일 일본으로 돌아온 박 의원은 우리측의 중국진출로 인해 심기가 불편해진 일본 경제계를 무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또 10일에는 베트남과 미얀마를 방문하게 돼 귀국일정이 자연히 연기됐다는 설명이다.
○…국민당측은 또 박 의원에 대한 외압설을 청와대가 공식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청와대 인사의 일본방문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당의 윤종규 부대변인은 이날 『이병기 의전수석이 박 의원과의 접촉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사실을 청와대 고위관게자로부터 확인했다』며 『청와대측이 이를 부인할 경우 이 사실을 확인해준 청와대 관계자의 이름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학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국민당은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로 더이상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라』고 재차 반박하면서 『이 수석비서관이 언제 어느 비행기로 일본에 갔다 왔는지를 밝히라』고 거듭 공식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선거 때는 표를 얻기위해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없는 사실을 만들어 있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소문의 당사자인 이 수석비서관도 『내가 일본에 간 사실이 없다는 것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조회하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고 또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여권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일본 방문설을 부인했다.
○…국민당은 또 박 의원의 귀국이 당국의 방해로 어려워질 경우 일본에서 입당식을 갖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이 정부의 압력으로 귀국하지 못하게 되면 일본에서 입당을 발표토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주영대표의 친서가 박 의원의 측근을 통해 세차례나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민자당은 박 의원의 국민당 입당설을 국민당의 흑색선전으로 간주,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최근 일본에서 박 의원을 만나고 돌아온 정석모의원을 통해 『박 의원은 국민당에 들어갈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또 박 의원의 측근과 포철측에서도 『박 의원은 현재의 국내 정치상황에 아무런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고 국민당 입당설을 부인한뒤 『베트남 미얀마 방문을 마치고 오는 17,18일께 귀국,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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