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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서 「정신대 국제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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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서 「정신대 국제공청회」

입력
1992.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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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 여성 「악몽생활」 증언 분위기 숙연/UN 인권위서도 참석… 국제적 관심 집중【동경=문창재특파원】 태평양전쟁중 일본군에 유린당한 6개국 위안부 출신자들의 증언을 들은 국제공청회가 9일 하오 동경 간다(신전)에서 열렸다. 전후 처음인 이 공청회에는 유엔 인권위원회 특별 보고자인 네덜란드인 반 보겐 교수(린바그대·국제법)와 적십자 국제위원회 법률고문 아무르제 마리씨 등이 참석,국제적인 관심을 집중시켰다.

위안부 출신으로 증언한 사람은 한국,북한,중국,대만,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과 네덜란드여성 등 6명. 북한측 김영실씨(68)의 울음섞인 증언이 끝나자 김학순씨(68) 등 한국측 피해자 4명이 단상에 뛰어올라 부둥켜안고 목놓아 울어 5백여명의 청중으로 꽉찬 장내에는 한동안 흐느낌이 그치지 않았다.

동경과 오사카(대판)의 민간단체들이 마련한 「일본의 전후 보상문제 국제공청회」는 한국정신대 대책협의회 이미경총무(42)의 실태보고로 시작됐다. 이씨는 협의회에 신고해온 70여명중 인터뷰 조사가 끝난 19명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전원이 강제로 끌려가 일생을 망쳤다고 보고한뒤 『생존자에 대한 생활지원은 한국이 하겠으니 일본은 반인륜적 범죄행위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첫번째 증언은 한국의 강순애씨(65)가 했다. 14세때 집으로 들이닥친 군인과 경찰관 5명에게 끌려가 히로시마(광도)의 귤농장에서 잠시 일하다 파라오로 옮겨져 위안부가 되었던 악몽을 말하면서 몇번이나 흐느꼈다.

두번째 증인으로 나온 필리핀의 마리아 헨슨씨(66)는 14세때 일본군들에게 강간당한 일과 그후 항일전선에 투신중 일본군에게 붙잡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일을 털어 놓았다.

세번째 증인은 북한의 김영실씨.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두만강변 일본군 부대에 끌려가 휴일이면 하루 40∼50명의 일본군 병사들에게 유린당했다고 증언했다. 제한시간이 지났다는 재촉에 할 말을 다하지 못한 김씨가 자리에서 일어서려 할 때 청중석에 있던 김학순씨 등 한국측 피해자 4명이 단상으로 올라갔다.

『시집도 못가고 불쌍한 사람』이라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보를 터뜨리자 사회자가 『남북한 동병상련자들의 해후』라고 소개,장내 분위기는 일순간 숙연해졌다.

유일한 서양인 증인 잔느라프씨(69)는 딸과 함께 나와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인 수용소에서 17명이 함께 끌려가 당한 일을 증언했다.

이 행사는 미국과 유럽의 동경특파원 20여명이 취재,깊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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