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등으로 갈수록 궁지/건기앞두고 공세준비【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파리평화협정에 이은 유엔 평화유지군(PKF)의 개입으로 모처럼 평화를 맞이한 캄보디아사태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지도 모르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캄보디아내전의 4대정파중 하나인 크메르 루주는 이미 PKF의 무장해제 및 총선실시 준비 등 평화노력을 거부한데 이어 최근 PKF에 대한 저격과 납치 등 무력공격을 노골화하고 있다.
캄보디아내 베트남잔존세력의 척결을 명분으로 파리 평화협정을 거부하고 있는 크메르 루주세력이 최근 총선실시를 위해 유권자등록 엄무를 수행하던 PKF를 공격,3명에 총상을 입히는가 하면 유엔 평화유지군 6명을 한때 납치,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사건이후 현재 캄보디아에 주둔한 2만2천명의 PKF가 크메르 루주지역에 증강배치되고 최대정파인 현프놈팬 정부군이 크메르 루주 장악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0년대중반 1백만명의 동족을 학살해 악명높은 크메르 루주는 현재 시엠리프,콤퐁 톰,프리흐 비히어 등 북부 3개성지역을 발판으로 무장세력 1만2천여명을 거느리고 인구의 15%를 장악한채 파리평화협정의 실행을 거부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건기는 전통적으로 각 정파의 게릴라에 「전투개시」를 의미하는데 PKF의 무장해제를 거부한 크메르 루주는 이미 건기공세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측통들은 건기를 앞두고 PKF가 총선업무와 자체보호를 위해 농촌지역에 증강배치되고 있는 상황으로 볼때 캄보디아가 다시 총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크메르 루주가 평화를 거부하는 가운데 유엔안보리는 이미 내년 5월 총선을 크메르 루주를 배제한채 실시하고 크메르 루주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취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 제재조치는 태국국경지대를 통해 태국정치인 및 경제인과 줄을 대고 원목과 고무를 팔아 생기는 수백만달러의 돈으로 석유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있는 크메르 루주의 「생명선」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크메르 루주와 거래해 이익을 챙겨온 태국은 유엔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과 프놈펜정부는 경제제재조치의 실행을 위해 국경지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면서 방콕에 외교관을 파견,태국이 유엔노력에 협조해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일부 정치분석가들은 PKF의 군사력이 크메르 루주를 압도하고 있고 크메르 루주의 저항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전쟁을 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유엔이 내년 1월말까지 총선유권자 등록업무를 마치고 5월총선 강행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는 반면 갈수록 궁지로 몰리는 크메르 루주는 전혀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건기공세」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무력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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