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판세 주장 엇갈려/「현대수사」 반사이익 “상승세”/민자/“분위기 해볼만” 부동표 공략/민주/「반YS」·동정론에 “55% 장담”/국민대선 종반전으로 접어든 대구·경북지역의 표밭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30년의 장기 권력창출의 메카. 그러면서도 14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못해 무주공산이 된 곳. 그러나 이곳은 전통적으로 다분히 권력지향적인데다 체질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높아 표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종반에 접어든 현재 대구·경북지역은 30%의 두터운 부동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동표는 「정치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이제 찍을 사람을 정해야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해석이다.
때문에 민자·민주·국민 등 3당 모두 대구·경북지역을 대선에서의 승리를 가름할 승부처로 지목하고 막판 세몰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당의 판세는 서로의 주장이 엇갈려 판단이 혼란스러운 상황.
민자당은 김영삼후보가 중반전을 고비로 인기상승의 기류를 타고 대구우세,경북 절대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은 현대수사가 동정론을 촉발시키며 정주영후보의 주가는 시들지 않아 대구우세,경북 백중은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김대중후보에게도 이제 대구·경북이 볼모지가 아니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12일 김영삼후보의 수성천변 군중집회를 시발로 펼쳐질 유세대회전이야말로 「침묵의 다수」를 누가 끌어들여 막판 승기를 잡느냐를 가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측은 금주들어 굳은 얼굴에 다소 화색이 도는 표정이다.
정주영후보측의 초반 선전에다 TK출신 의원의 탈당 등 후유증으로 위기감속에 『잠이 안올지경이다』고 푸념하던 것이 이제는 『희망이 보인다』는 식으로 바뀌었다.
김 후보측은 표흐름의 회귀는 「현대수사」에 따른 반사이익,「반YS정서」의 희석,조직력의 풀가동이 낳은 성과라로 풀이하고 있다.
현대수사로 정 후보의 금권공세가 그만큼 기가 꺾여 움츠러든데다 높은 시민의식 덕분에 동정론도 그렇게 거세게는 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도 지난주말부터 중앙의 집중 「지원」에다 일선 공·사조직간의 알력과 마찰도 해소되며 움직임이 활발해져 가는 분위기.
김 후보측은 40만 당원을 중심으로한 소규모 단합대회,통반단위 간담회 등을 통해 『대안이 없다』는 대세론을 펴는 동시에 『어부지리로 DJ에 대권을 주지말자』는 등 심리전까지 동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YS측이 예상하는 득표율은 대구지역의 경우 13대 대선때 노태우후보가 얻었던 70.7%에서 10% 정도 낮게 잡은 60%선.
또 전통적으로 집권 여당의 표밭이 되어온 경북지방에선 노태우후보가 얻은 66.4%에 조금 못미치는 65%로 잡고 있다.
민주당측은 TK의 분열과 지역감정의 희석,반DJ 감정의 순화,사상성 시비의 퇴조 등으로 『어느 때보다 해볼만한 분위기』라는 입장.
DJ측은 지난달 28일 두류공원에서 있었던 대구유세때 5만여명이 참여,높은 호응을 보였다며 대구에서의 득표율을 10%에서 20∼25%,30%까지 높여 설정해보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DJ측은 정 후보의 선전으로 YS표를 어느정도 장식해줄까를 예의 주시하며 청·장년층 소외계층 등의 부동표를 집중 공략,「반민자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6공의 농정실패를 꼬집으며 농어촌 부채탕감,농지정리 지원확대 등 농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집중 개발해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의 득표목표는 무난히 달성한다는 견해다.
국민당측은 「현대수사」이후 급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사사생생」의 결의로 초반상승세를 계속 지켜 승리를 안는다는 전략.
정 후보측은 유권자중 보수안정세력의 기득권층에서는 지지율이 낮으나 젊은 개혁추구 세력과 직장인 근로자 등 저변층은 지지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노태우대통령의 민자당 탈당이후 확산된 반YS 정서가 여전하고 민자당 중진의원들의 입당으로 정 후보의 인기가 갈수록 상승한다고 판단,득표예상을 40%에서 55%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현대수사이후 탄압받는 야당성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대구시민의 반골기질을 자극,금권시비로 인한 유권자의 거부감을 중화시키는 한편 남은기간동안 합법선거를 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국민당은 농촌지역이 대부분인 경북지역에서의 득표 예상목표는 50%선으로 설정.
여전히 팽배한 양김 염증을 『바꿔보자』는 변화의 동기여부로 부채질하고 유일한 「경제대통령」의 대응논리를 내세워 40대 이하의 청장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 이 지역의 판세는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일단 오는 12일로 예정된 YS의 수성천변 유세에서 대세흐름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수성천변 유세분위기가 과거 선거에서 유권자의 기류를 파악하는 중요한 척도로 인식돼온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석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어느 후보도 이 지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현 단계의 일반적인 분석들이다.<박정수 대구·경북 취재본부장>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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