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TV토론의 중요성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후보는 수백만명 내지 수천만명이나 되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정견과 국가관 등을 직접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의 인품과 스타일,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능력과 자질,국가발전의 비전 등을 관찰하는 한편 경쟁 후보와 정책을 비교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여의도식 집회에서가 아니라 집과 사무실 등에서 차분하게 후보들의 주장과 자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1960년 9월26일 미국은 물론 세계 선거사상 처음으로 닉슨과 케네디가 대통령직을 놓고 TV토론을 벌였을 때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의 거리는 한산했을 정도였다. 유권자들은 안방과 사무실에서 맥주와 커피를 들며 두후보의 모든 것을 비교할 수 있었고 실제 전유권자의 20∼25%가 TV토론을 보고 찍을 사람을 결정한 것으로 나중 여론조사에서 밝혀졌다. ◆14대 대선일이 10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온 국민이 손꼽아 기다리는 후보들의 TV토론은 점점 무망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동안 KBS와 MBC 두방송사의 추진노력이 벽에 부딪친뒤 7일 중앙선관위가 주선한 각당 관계자회의에서도 의견이 갈려 불발되고 말았다. 민자당은 8명의 후보가 모두 참석할 것을 내세운 반면 민주·국민 양당은 우선 김영삼·김대중·정주영 등의 3자 토론을 가진뒤 8자토론을 갖자고 한 것. ◆그런데 민자당은 3자 토론을 할 경우 김·정 두후보가 김영삼후보를 집중 공격,뜻밖의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어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국민 양당은 8자 토론을 할 경우 1인당 10∼15분 정도 밖에 발언할 기회가 없는데다 나머지 5명의 후보가 양김 청산과 재벌정치의 퇴장론 등을 싸잡아 물고 늘어질 우려가 있어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는 금명간 최종 절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이 되건 3당 후보는 선관위는 제시하는 토론방식을 무조건 수락,전국민 앞에 떳떳이 나서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