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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내각,중심을 잡아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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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내각,중심을 잡아라(사설)

입력
1992.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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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대 대통령을 뽑는 투표일이 이제 열흘도 채 안남았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간의 공방도 절정에 이르고 있는 느낌이다. 남은 1주일간이 결전의 고비가 될것이라는 예상이고 보면 선거운동의 수위가 위험선상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다들 걱정이다.그래서 새삼 앞으로 중립내각의 역할과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는 순간이다. 결전의 D데이가 임박하면서 각 정당과 후보들이 감정에 휩쓸려 이성을 잃고 혼전을 벌일 때 중립내각이 중심을 잡고 교통정리를 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 당국이 각 정당과 후보들의 불법 탈법운동 사례를 단속 적발 수사하느라 숱한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국민과 더불어 인정한다.

그러나 많은 탈선행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누가 보아도 떳떳할 정도로 공정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당과 현대그룹간의 관계,민자당의 사조직 활동과 03시계 사건,민주당과 손잡은 전국연합 등 여러가지 사건을 다루면서 검찰과 경찰 등이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했느냐 하는 것이다.

현대의 인력과 자금이 국민당의 선거운동에 대거 동원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그러한 단속활동을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대 계열사에 대한 수사는 편파수사가 아니고 특정 정당에 대한 탄압도 아니다」는 현승종총리의 단호한 태도에 우리도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현 총리 자신이 사과한대로 인권침해라는 시비가 나올 정도로 현대 간부들에 대해 지적을 받을만한 것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민자당이 관련된 03시계 제작이나 민주산악회,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 등 사조직 활동에 대해서는 늑장 수사를 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것은 중립성 시비를 불러일으킬만한 것이다. 민주당이 제기한 민자당의 대학생 조직인 한맥회 재건에 대해서 조차도 미온적인 자세로 나간다면 여지없이 또 한번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주당과 연대를 선언한 재야단체 조직체인 전국연합(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에 대한 수색도 좀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이런 비판들은 민자당 관련 사건에 대한 처리와 비교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노태우대통령이나 현 총리가 직·간접으로 지시해서 편파수사나 과잉단속,늑장수사라는 달갑지 않은 사례가 나왔다고 보고 싶지 않다. 그 보다는 타성에 젖은 관료조직이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거전 막바지에서 또다시 중립성을 의심받을 만한 관료적 타성이 재발하지 않게 감시 감독 지휘를 철저하게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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