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혼란 구 소 청산되면 진정”/“새헌법 제정위해 한국 정치제도등 연구”러시아의 저명한 헌법학자 보리스 토르포닌(59) 러시아법학 아카데미연구소 소장이 아시아사회과학연구소(소장 이장희 외대 법대교수)초청으로 내한중이다.
러시아 법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로 알려진 토르포닌 교수는 7일 숙소인 힐튼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과도체제에서의 러시아헌법 및 정치상황 등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러시아 인민대표대회는 대통령의 권한축소 등 헌법 개정안을 놓고 보혁간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헌법학자로서 귀하의 견해는.
▲러시아의 정정불안은 소련붕괴 이후 나타난 과도기의 진통으로 이해해야 한다. 러시아 국민들은 물론 정치지도자들도 뒤죽박죽으로 돌아가는 정국에 대해 불만이 높다. 그러나 이는 구 공산시대의 청산작업과 함께 점차적으로 해결될 문제라고 믿는다.
러시아는 과거 사회주의 시대의 법률체제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은데.
▲갑작스런 체제이데올로기의 변화로 법체계가 미처 정치·사회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정국불안도 여기에 기인한다. 솔직히 현러시아는 「게임의 룰을 잊어버린채 방황하는게 사실이다. 사회의 원칙부재로 인해 야기되는 제반문제들이 혼란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새 러시아헌법의 틀이 갖춰질때 비로소 정국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는게 법학계와 정치계의 공통된 견해이다.
러시아의 법문화정착 및 시민들의 준법성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따르고 있는데.
▲사실 공산당이 모든 법체제위에 군림했던 과거의 체제가 바뀌면서 국민들이 겪는 아노미현상이 심각하다. 옐친 대통령이 그간 포고령을 수없이 발효시켰는데도 사회개혁 템포가 더딘 까닭도 이때문이다.
앞으로 탄생할 러시아 헌법의 기본이념은.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5가지로 집약된다. 인권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정부 수립,권력의 3권분립,연방주의,시장경제추구,정치,문화의 다원성 인정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정치구조는 보다 역동적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강력한 대통령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관계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의 여러상황을 연구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정치제도는 주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소득수준이 빠른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러시아는 이미 발전된 미국이나 프랑스같은 대통령제보다는 과거 개발독재를 중심으로 단기간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정치구조를 심도깊게 살펴보고 배울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나의 방한은 세미나 참석외에 한국에 관한 자료수집 목적도 겸하고 있다.
북한과 소련사이에 맺은 군사동맹조약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러시아는 「평화지향적」 외교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 조소우호조약에 대해선 옐친행정부가 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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