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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사건(’92 대선 막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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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사건(’92 대선 막판 변수)

입력
1992.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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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충성·안보동향·현대 연관” 조마조마/일단 악재 터지면 “승부 결정적”의외의 사건이 돌발,선거결과를 예기지 못한 방향으로 끌고가는 예는 허다하다. 선거전 막바지까지도 다수의 부동표가 존재하는 우리의 정치풍토의 취약성은 돌발사건의 영향력을 그만큼 크게 하고 특히 선거막판의 돌발사건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 87년 대선직전에 발생한 북한의 KAL기 폭파사건은 국민의 안정심리를 크게 자극,당시 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승리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당시의 악몽을 잊지 못하는 한 후보는 지금도 『TV에서 김현희를 보면 하루종일 우울할 지경』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91년 광역의회 선거를 앞두고 일어났던 외대에서의 정원식 당시 총리의 「밀가루세례 사건」은 야당의 주요한 패배요인이 됐었다. 한편으로 지난 3·24 총선을 앞두고 있었던 이지문씨의 양심선언이나 안기부 흑색선전 사건 등은 민자당의 과반수 의석확보에 결정적인 제동을 걸었다.

돌개바람처럼 예측하기도 어렵고 일단 터져나오면 제어할 수도 없는 돌발사건이 이번 대선에서는 없으리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각 후보진영은 저마다 승산을 점치기에 바쁘면서도 늘 우려와 긴장을 풀지못하고 있다. 아울러 「예측불능」이라는 돌발사건의 속성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조짐을 빨리 읽고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자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방대한 조직과 인력을 운용하는 과정에서의 하부 악수. 비대한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는 하부조직에서의 과잉 충성 등에서 비롯될 「실수」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공조직은 물론 「나사본」이나 민주산악회 등 사조직의 경우에도 해당되며 한걸음 더 나아가 관변단체의 「주제넘는」행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선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최근의 「03시계」 파동과 유사한 사건이나 정부의 중립성이 의문시되는 모종의 상황들이 한결같이 막판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김영삼후보 진영의 부담이다.

반면 민주당 김대중후보 진영의 우려는 「간첩단사건」과 같은 북한 관련사건에 집중돼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막바지에 간첩단사건 발표나 북한의 안보위협과 관련한 모종의 발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민주당내에는 『현재 「간첩단사건」이 조용한 것은 국민여론으로 보아 우리당이 입는 피해 이상으로 민자당에도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계산 때문』이라며 『그러나 막판의 세불리를 그냥 보고만 있을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특히 그것이 「북한의 남침 땅굴발견」 등의 발표와 맞물릴 때 엄청난 감표요인이 될 것이라는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우려다.

현재 「현대수사」로 압박을 받고 있는 국민당 정주영후보 진영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당의 우려는 현대그룹의 선거개입을 검찰이 입증하거나 결과적인 진실규명 여부와 관게없이 현대조직 일각에서 「이반폭로」가 있을 경우에 모아지고 있다. 또한 정 후보의 사생활 등에 관련한 악성유언비어나 흑색선전의 가능성도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

대체로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의 돌발사건은 그 영향이 복잡한 파급효과를 가질 것이기 때문에 각 후보진영은 자신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당의 문제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할 형편이다.

민자·민주·국민당 등의 한 후보가 의외의 악재를 맞을 경우 악재의 크기,주감표 계층·세대 등의 내용여하에 따라 다른 두후보측은 모두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어느 한쪽만이 실리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돌발사건은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만 그 영향에 대해 정확한 가늠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각 후보진영의 대비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돌발성이 크면 클수록 사건의 방향이 전혀 예기치 않는 쪽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는 다소 운명론적인 얘기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된다.

한편 현재 8명에 달하는 후보중 일부가 중도하차,다른 후보와 제휴하는 상황도 선거막판의 「돌발사건」이 될 수 있다.

이와관련,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새한국당 이종찬후보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당이 그동안 끈질긴 「반YS 연합전선」 제의를 하고 있는 점이다. 이 후보측은 「중도포기불가」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으나 정가의 소식통들은 『아직까지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앞장서 교섭을 진행했던 국민당측의 노력이 다소 주춤해진 반면 민주당측의 교섭은 창구가 바뀌면서까지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대중후보의 대화합 선언이나 「내각제 조건부수용」 발언,이 후보의 확고한 「반YS」 입장을 묶어 생각하면 이 문제에 관한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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