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낸뒤 도피생활중 목매/정부중기정책 비난 유서남겨8일 상오 6시 40분께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동상옆 소나무에 한국기체공업(주) 대표 구천수씨(51·서울 용산구 후암동 30의 10)가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을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밧줄로 목매 숨진채 발견됐다.
구씨는 주머니속에 남긴 유서에서 『정부는 말만으로는 중소기업,중소기업하면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국가의 기술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해온 우수중소기업을 외면해 쓰러지게했다』며 『우리나라의 기술·경제·금융제도운영의 모순성과 주객을 가리지 못하고 있는 정치·경제문제 등을 사회적으로 공개시키는 사례로 남기기 위해 자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뒤 『앞으로 현실적으로 필요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지난 65년 고려대상대 재학중 공인회계사 시험에 수석합격한 구씨는 졸업후 기아자동차 계리이사,아시아자동차상무를 지냈으며 지난 89년 4월 전재산을 털어 경기 화성군 동탄면 66의30에 공장을 임차,회사를 차렸다.
가스쇼바·가스스프링 등 자동차수입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구씨는 지난 6월 4일 국민은행주관 상공부후원 제1회 「올해의 우수중소기업대상」 시상식에서 금상(상공부장관상)을 받았었다.
구씨는 사업을 한지 3년만인 지난해 매출액 30억원을 올리는 등 탄탄한 경영을 해왔으나 은행부채 50억원 등 70억원에 이르는 부채때문에 고민해왔으며 최근 담보부족으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해 지난 11월2일 부도를 낸뒤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기체공업은 현재 1백여명의 종업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3백30% 늘어난 1백억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가스쇼바 등을 생산해왔다.
중앙대 용산병원 구씨의빈소로 달려온 종업원들은 『평소 구 사장은 외국기술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수입품목인 가스쇼바 등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곤했다』며 흐느꼈다.
구씨는 부인 김경옥씨(49)와 과기대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딸(24),고려대에 재학중인 아들(21)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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