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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92 대선 막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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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92 대선 막판 변수)

입력
1992.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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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의 카드… “6공 차별·구여 영입·사재기부”/“의외성 클수록 효과” 철저 보안선거전에는 항상 막판 승부수가 있게 마련이다. 정치판 자체가 취약한 우리 선거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각 후보진영은 세를 굳히거나 국면전환을 위한 「회심의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시기는 마지막 주말유세 대회전이 있는 12,13일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87년 선거만해도 당시 민정당의 노태우후보는 중간평가 실시를 서울 여의도 유세에서 내놓았고 비록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3김씨 사이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숨가쁘게 전개되기도 했었다.

벌써 이번 선거에 들어서만해도 김영삼 민자 후보는 6공과의 관계 재정립 방침을 분명히 했고 김대중 민주 후보는 내각제 개헌과 임기단축을 조건부로 수용했는가 하면 정주영 국민 후보는 집권후 3년내 내각제 개헌과 임기단축 및 사재의 사회환원을 즉각 약속했다.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판세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백중양상을 보일수록 각 후보진영은 막판 승기를 노린 승부수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게 마련이다.

각 후보진영이 구상중인 막판 승부수는 발상이 파격적이고 의외성이 크면 클수록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극도의 보안에 붙여지고 있다. 후보와 주변의 몇몇 측근들만이 이 결정에 참여한다는 점도 보안성을 높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선거상황 여하에 따라 정식 공개 때까지 우여곡절을 거듭 할 수 밖에 없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김영삼 민자당 후보진영은 이번의 선거양상이 6공 5년의 개방된 정치풍토를 거친이후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건주의」식의 중반전략이 먹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막판 승부수가 추격을 받는 쪽보다는 추격을 하는 쪽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상대 후보진영에서 카드를 내놓을 경우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게 당 고위소식통의 얘기이다. 민자당이 검토중인 카드는 6공과의 차별성을 강도높게 선언하는 방안과 내각구성 형태 등 집권후의 파격적인 조치를 약속하는 것 등이다. 이와함께 여야가 없어지긴 했지만 구 여권의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과 공약제시 등도 포함될 수 있다.

김대중 민주당 후보진영이 쓸 수 있는 카드로 추측해볼 수 있는 것은 5·6공 등 구 여권의 거물급 인사영입을 통해 화합의 이미지를 재강조하거나 대통령과 중립내각의 중립성을 정치쟁점화에 공세를 취하는 것 등이다. 이와함께 김 후보가 개인차원에서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안 등도 검토될 수 있다. 당내에는 일요일인 13일에 민주당이 서울에서 개최할 대규모 유세에서 이같은 카드가 제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막판 승부수와 관련해 가장 주목을 끄는 당은 국민당이다. 정주영후보 진영의 선거운동방식이 도전적일 뿐 아니라 정부의 현대에 대한 조치 등에 맞대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정 후보가 선거막판에 가서 잇단 폭로전을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정 후보가 정경유착의 이면과 정치자금과 관련한 숨겨진 얘기 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라는 점이 이같은 추측을 그럴싸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 정 후보가 「은퇴후 사재 사회환원」 약속을 진일보시켜 자신의 개인 재산을 공개한뒤 구체적인 용도를 정해 대선전에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하거나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2∼3년 동안에 경제를 회생시켜 놓고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함께 돌발변수 등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정치권과 선거풍토를 감안할 때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각 후보진영이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번 선거가 8명이 출마했으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각 후보진영의 막판 승부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부분이다. 쟁점의 선택에 따라 상대후보가 달라질 수 있으며 상대적 이익과 반사이익 등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3파전이 팽배해질수록 선거전 양상이 적극적 득표전보다는 자기표 지키기에 치중될 것이지만 종반에 가서는 부동층을 겨냥한 대량 득표를 위해 각 후보진영에서 회심의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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