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 명백 강력 대응”/국민/“특정후보 당선 기도”/민주/“공명위한 「공권」 행사”/민자민주·국민당이 7일 현대그룹과 전국연합 수사 등 최근의 선거관련 수사를 「편파수사」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민자당이 이를 정략적 발상이라고 맞대응,정부의 중립성 공방이 대선 종반전의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민주·국민당은 특히 『정부가 민자당의 금권선거에 대한 수사는 외면한채 현대그룹에 대해서는 수사력을 집중해 전면 수사를 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중립성 의지를 의심케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은 선대위 회의의 결정에 따라 현승종 내각의 중립성에 본격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대정부 공세를 강화했다.
국민당은 그동안 정부의 각종 조치에 대해 「편파적 탄압」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내각의 중립성 자체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채 일부 「친YS계」 공직자들의 「음모」라고만 주장해왔다.
국민당은 그러나 현대 수사 등 일련의 정부조치를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의 일환으로 규정짓고 이에 대한 강경대응을 결정,사실상 「중립내각」과의 전면전 태세를 갖추었다.
국민당측은 특히 선거가 현재와 같은 편파적 분위기속에 진행될 경우 결과에 불복하는 「불행한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면서 내각의 중립성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국민당은 또 최근 경찰이 현대 수사 등을 빙자해 현대 임직원 및 국민당 관계자들에 대한 미행·감시를 무차별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김효영 사무총장은 『우리 집에도 경찰관이 배치돼 있다』면서 『선거를 여러차례 치러보았지만 이번처럼 비열하게 야당을 탄압하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며 흥분했다. 국민당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정서는 이처럼 몹시 격앙돼 있다.
국민당은 노태우대통령의 「9·18선언」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전면공세를 자제하고 있으나 2∼3일 정도 사태추이를 관망한뒤 현 총리 사퇴 등 보다 강력한 대응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가 금권선거 수사라는 미명하에 김영삼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한쪽 편들기를 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정부의 「편파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김대중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한뒤 『법을 전면적으로 어기는 쪽은 그냥 놔두고 부분적으로 어기는 쪽을 탄압하는 사태가 계속될 경우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권선거 공방과 관련,민자·국민당을 싸잡아 비난하면서도 관망자세를 취했던 민주당이 금권선거 문제보다는 정부의 「YS 대통령 만들기」,즉 관권선거를 주공격 목표로 삼게 된 것은 「현대 수사」에 나타난 정부의 「편들기」가 민주당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나사본」이나 민주산악회 등에 대한 위법시비는 젖혀두고 「민주당 지지」를 표명한 전국연합에 대해 심야 수색을 벌이는 수사태도로 보아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 같다.
민주당은 우선 현재의 「YS 편들기」에 쐐기를 박고 여의치 못할 경우 6공과 민자당을 한데 묶어 치는 강공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3당간의 공방이 혼전 양상을 띨 경우 공격목표를 민자당에 맞추는게 효과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으로 민자·국민당간의 금권·관권선거 공방에서 계속 발을 빼고 관망할 경우 양당의 대결 양상에만 여론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쟁점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우려한 것도 민주당이 적극 공세를 취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국민당이 공동 보조를 취하면서 정부의 중립성을 정면 공격하고 나선 것을 정략적 발상에서 나온 정치공세라고 치부하면서 일축하는 모습이다.
민자당은 중립적 선거관리를 위해 출범한 현 내각이 공명선거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관권선거만을 지양하는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단속을 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때문에 민자당은 현대그룹을 동원한 국민당의 금권선거,민주당의 제휴해 불법 선거운동을 펴고 있는 국민연합에 대한 수사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이며 이를 「민자당을 위한 관권 동원」으로 몰고가는 양당의 주장은 선거전략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민자당은 그러나 기본적으로 정부의 법집행이 당에서 개입할 사안이 아닌데다 이 문제가 확대될 경우 자칫 다른당이 「어부지리」를 볼 수 있다는 판단아래 중립성 공방에 대한 적극 개입을 자제하는 것도 사실이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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