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현대에 대한 본격 수사로 그 도를 더해가고 금권·관권선거 공방이 오히려 선거전 자체보다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공방에 임하는 각당의 입장도 갈수록 첨예화돼 가고 있다. 3당의 대변인으로부터 금권·관권선거 공방에 대한 주장을 직접 들어본다.◎민자/사실판명… 적반하장에 아연/“편파” 운운에 격분… 수사 성역 없도록
40년 선거사를 탁류로써 오염시켜온 관권과 금권 등 두가지 부정요인은 세월이 가고 민도가 높아져가며 개선돼가는듯 했다. 특히 대통령의 당적 이탈에 이은 중립내각의 출범은 관권선거의 맥을 완전히 끊어 놓았다. 야당도 중립성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경쟁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난데없이 국민당이 나타나 재벌의 금력을 이용해 마구 돈을 뿌려댔다. 호와 선심관광을 시키고,사원 1인당 수십만원씩을 줘 연고지에 파견하는 등 전사원을 선거요원화시켰으며,현대 협력업체를 협박해 국민당 지지운동을 하게 했다. 게다가 수천억원의 현대기업 자금이 국민당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꼬리를 무는데도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현대자금 한 푼도 쓴 일이 없다』고 잡아떼기만 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마자 소문은 사실로 확인되고 국민들은 깜짝 놀랐다. 한 회사가 5백50억원이나 되는 비자금을 조성했으나 34개사나 되는 그룹 전체에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국민당에 유입시켰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그룹전체가 계획적이고 총체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쯤되면 국민앞에 꿇어 앉아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텐데 편파수사 운운하며 적반하장격의 주장을 하고 있다. 급소를 얻어 맞아 정신없이 떠드는 소리로 이해할 수는 있으나 그럴수록 국민의 분노는 더 커져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금권 부정을 척결하는 중립내각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 느긋하게 관망하던 민주당이 왜 갑자기 편파수사 운운하며 국민당을 편들고 나서는가. 그러면 국민당의 금권선거를 그대로 방치하자는 말인가. 간첩단사건이 자기에게 불리하다 하여 수사의 즉각 중단과 대선전 발표금지를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하는 소리인가. 죄지은 자의 가장 나쁜 습성은 뉘우칠줄 모르고 『왜 나만 처벌하느냐』고 오히려 항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금권 부정선거는 마지막 남은 암적 존재며 이번 기회에 꼭 뿌리 뽑아야 한다.
둘째,수사엔 성역이 있어선 안된다. 국민당의 금권선거와 민주당의 과격 재야단체와의 연합은 그 실체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만약 민자당도 선거법을 위반할 경우 주저말고 수사해주길 바란다.
셋째,각 정당과 후보들은 중립내각의 법집행에 승복해야 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라고 금방 안색을 바꿔 비난을 퍼붓는 것은 공당도 아니며 이런 당의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도 없다. 「다른 사람은 처벌받지 않더라도 나는 달게 처벌받겠다」는 윤리의식이 공당과 공인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라고 본다.<박희태대변인>박희태대변인>
◎민주/「금권」은 민자가 훨씬 더 심해/도둑잡을 사람이 도둑 편들기에 급급
도둑이 도둑더러 욕을 하면 지켜보던 사람이 웃는 법이다. 지금 민자당이 국민당을 향해 퍼붓는 비난 공격이 바로 그런 꼴이다. 솔직히 말해서 금권선거라면 민자당이 한치라도 심했으면 더 심했지 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선 돈을 잡아먹는 조직과 기구의 규모만 봐도 그렇다. 민자당은 전국 1천1백만가구 밖에 안되는 나라에서 8백만명을 당원으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바람에 죽은 사람에게까지 당원증을 우송하는 등 난장판을 벌린다. 2백만 당원을 목표로 했던 국민당 보다 돈을 덜 쓸리가 없지 않은가.
외곽단체를 살펴보면 이 점은 더욱 명백해진다.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니 민주산악회니 하는게 회원 숫자만도 1백50만명이다. 그 가운데 제 돈 들고 와서 선거운동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괴상한 차림의 유니폼을 입히랴 뒷바라지하랴 하자면 그 것만도 법정 선거비용 3백67억원으로는 모자랄 것이다.
이상 두가지 사항은 이를테면 정황증거다. 방안에서 총소리가 나고 누가 죽어있다면 총을 든 사람이 살인범이다. 그토록 방대한 조직을 씽씽 돌아가게 했다면 그만한 돈이 들었다고 단정해서 무방하지 않겠는가. 정황증거로 봐서 민자당은 사조직과 외곽단체만으로도 이미 국민당을 능가하는 금권선거를 자행했다고 확신한다.
우리당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이토록 사리가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중립과 공명선거를 표방했던 노태우대통령과 현승종총리가 어찌된 셈인지 국민당만 족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민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대그룹의 수천명 임직원 대해서는 한사람앞에 형사 한명꼴로 미행팀을 붙여서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판이다.
이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요 공명선거 이전에 헌법을 파괴한 인권침해다. 공명선거란 인권존중이라는 주춧돌위에 세워지는 기둥인데 주춧돌 자체가 빠져버린 셈인 것이다.
노 대통령과 현 총리가 이 나라 민주발전에 뭔가 이바지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자면 지금 당장 태도를 고쳐야 한다. 사조직 운영에만도 법정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돈을 쏟아붓고 각 지구당에 이미 2억∼5억원의 지원자금을 보냈으며(단 한번만으로도 법정비용을 초과하지 않는가) 우리게에 들킨 「03시계」만도 세군데에서 1만개가 넘는 민자당을 가만 내버려두면서 무슨 면목으로 중립을 말한단 말인가.
도둑이 도둑더러 욕하면 지켜보던 사람이 웃는다.
그러나 도둑을 잡아야할 사람이 한쪽만 나무라면 지켜보던 사람이 분노하게 된다.
이같은 편파수사가 끝내 시정되지 않으면 민주당과 국민당은 더이상 분노를 참지 않을 것이다.<홍사덕대변인>홍사덕대변인>
◎국민/현대맨 정 후보 지원은 “의리”/정부·민자 추태… 분노와 함께 연민정
정부와 민자당의 바보스러운 광란적 추태를 보면서 분노와 함게 연민의 정을 느낀다. 그들이 그럴수록 국민들은 김영삼후보에게서 등을 돌리고,정주영후보를 더욱 확실하게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다. 국민당과 정주영후보의 인기 급상승에 두려움을 느낀 민자당과 해바라기 공권력이 국민당의 기세를 꺾고 국민여론을 호도하려는 의도로,경찰이 한밤중에 국민당 당직자의 집을 방문하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가 하면,천여명이 넘는 현대 임직원 및 부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며 사생활을 침해하고 몽유병환자처럼 국민당사 주변을 배회하며,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작태도 서슴지 않고 있다.
현대 직원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인 한 국민당과 정 후보를 지지할 자유가 있다. 인간관계의 의리와 정을 중시하는 국민정서상,국민들은 그들이 정주영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에 대한 가혹한 수사로 업무를 마비시켜 우리 경제를 파탄의 지경에까지 몰아가고 있다.
현 정부는 민자당은 불입건·불소환·불구속을 원칙으로 수사하면서,국민당은 무조건 입건 조사·무조건 구속과 불필요한 장시간 조사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자기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사전 영장을 발부하고 기타 교묘한 방법으로 국민당과 현대에 대한 극도의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김영삼후보가 살포하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검은돈이 집권후의 특혜를 조건으로 갈취한 돈임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정부는 이에 수사의 시늉이라도 한 일이 있는가. 김 후보는 민주산악회·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무궁화회 등 각종 사조직을 동원하여 설악산 한라산 내장산 등 명산들과 온천 등 관광지에 선심관광을 시키면서 「대도무문 김영삼」이라고 새겨진 시계(4백만개 이상)·등산장비·화장품세트·도자기·내의·팬티 등 선물공세와 향응제공에 현금까지 지급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현승종총리의 중립의지에 대해 믿음을 가져왔지만 이제는 내각 자체의 중립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일본에서 박태준의원에게 귀국과 국민당 입당을 만류했고 경찰력을 동원하여 국민당에 입당하려는 김복동의원을 강제로 귀경시켰는가 하면 노재봉의원의 민자당 탈당을 만류했다. 어찌 중립이라 할 수 있겠는가.
통일국민당은 정부에 김영삼 관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공권력 동원,국민당과 현대에 대한 무차별 탄압을 즉각 중지하고 공정하고 중립내각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관제 대통령이라도 되고 싶다면,차라리 「힘있는 정당」의 힘으로 임명제 대통령이 되는 길을 모색해 보는 것이 민자당 대통령후보로서는 더욱 현명할 것이다.<변정일대변인>변정일대변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