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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보도시비」감정싸움이 발단/국민·현대그룹­조선일보 「충돌」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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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보도시비」감정싸움이 발단/국민·현대그룹­조선일보 「충돌」안팎

입력
199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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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해약 싼 공방으로 확대/국민당 “특정후보 지지 우리당 일방 음해”/현대그룹/“광고압력 아닌 편파적 보도 항의”/조선일보/“국민 주장은 거짓 언론장악 음모”지난 2일부터 광고게재 중단과 함께 「조선일보 구독 취소운동」을 벌이고 있는 현대그룹에 이어 국민당도 5일부터 중앙당 및 전국 지구당별로 「조선일보 안보기 운동」을 전개,국민당 및 현대와 조선일보간에 심각한 「충돌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당은 또 조선일보가 지난 4일자로 예정된 정주영후보의 정치광고를 게재하지 않은 것과 관련,대선법 위반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선관위에 의뢰,정부의 현대그룹 전면수사와 맞물리면서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일보측은 국민당과 현대의 불매운동과 광고게재 중단에 대해 「광고를 앞세운 재벌의 언론탄압」이라고 맞서고 있으나 이번 사태는 당초 발단이 된 「편파보도 시비」에 얽힌 양측의 감정이 풀리지 않는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당은 지난 5일 조선일보 구독사절과 조선일보 기자 당출입금지 조치를 결정한데 이어 6일 당사 외벽에 조선일보를 비난하는 대형 플래카드와 「대조선일보 격문」을 써 붙이는 등 본격적인 「불매운동」에 나섰다.

국민당과 조선일보와의 이번 신경전은 외견상 국민당 광고게재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조선일보의 국민당 관련 보도에 대한 국민당측의 누적된 불만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국민당은 이날 당사에 내건 플래카드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선일보가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국민당을 음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믿고 있다.

국민당은 총선이전부터 이같은 불만을 표시해왔으며 총선후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가 당내 일부인사들의 중재로 한때 「화해」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국민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게 된 직접적 계기는 11월28일자 조선일보의 칼럼기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당측은 이 칼럼기사가 『정주영후보에게 표가 갈 경우 김대중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지도 모른다』는 논리를 펴면서 보수세력에게 「위기감」을 심어주려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당측은 이 기사가 나간이후 조선일보의 전반적 기사흐름이 국민당을 「흔드는」쪽으로 일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배경아래 현대측이 지난 2일부터 조선일보에 「광고중단」을 통고했고 이 과정서 조선일보측이 국민당의 정 후보 정치광고를 「보복성」으로 게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국민당측은 4일자로 예정됐던 정 후보 광고와 관련,지난 2일부터 『국민당 광고는 현대와 관계가 없으니 예정대로 게재해달라』는 입장을 조선일보측에 밝혔다고 주장한다.

국민당측은 또 『조선일보가 현대 광고를 싣지 않는 한 국민당 광고도 싣지 않는다며 광고게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국민당은 김효영 사무총장 명의로 선관위에 보낸 질의서에서 『조선일보가 국민당 광고를 고의로 게재하지 않음으로써 정 후보 홍보에 손실을 가져왔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광고게재 거부가 대선법에 위배되는지 유권해석해달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지난 2일부터 조선일보에 대한 광고게재 중단과 함께 「구독 취소운동」을 범그룹 차원에서 벌이고 있다.

현대는 서울 종로구 계동의 그룹 본사건물 출입구와 각 사무실 입구를 비롯,현대그룹의 전 계열사 및 전국의 영업소 대리점 등에 「조신일보 사절」이란 벽보를 부착했고 임직원과 가족들에게도 『조선일보는 현대와 국민당에 편향보도를 하고 있다』며 구독 취소를 권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언론매체가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조선일보의 보도는 너무 편파적』이라며 『각 계열사에서 이런 신문을 볼 필요가 있으냐는 여론이 형성됐고 또 보지않은 신문에 광고를 게재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는 광고를 앞세운 언론에 대한 압력이 아니라 계속되는 편파보도에 대한 불만표시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6일 「조선일보의 입장」이란 유인물을 통해 『국민당의 광고를 대행해온 금강기획과 현대그룹 문화실이 지난 1일 돌연 「이미 예약한 오는 16일까지의 국민당 및 현대관련 광고를 모두 취소한다』고 일방 통보해와 문제의 4일자 광고를 싣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또 『우리가 국민당의 정책광고를 거절했다는 국민당의 선관위 질의는 그 내용 자체가 거짓』이라며 『지난 3일 하오 뒤늦게 금강기획측에서 4일자 정치광고를 게재해달라는 전화연락이 왔으나 법에 규정된 선관위 발행의 신문광고 게재인 증서와 광고원고를 보내오지 않아 게재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현대그룹의 무더기 광고해약은 조선일보에 대한 가당치않은 정치적 폭력이며 금권을 무기화해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국민당이 국민당에 대한 기사에 불만을 품고 국민당 광고를 취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현대그룹의 광고전체를 취소한 것은 일방적 횡포』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그룹 홍보담당이사가 지난 1일 「조선일보가 그동안 선거기사를 다루며 국민당에 대해 편파적으로 보도를 해왔으므로 이제 더이상 국민당과 현대는 참을 수 없다」며 광고해약 이유를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측은 『5일 상오 선관위로부터 11일과 15일자로 예약됐던 국민당 광고를 실을 수 없느냐는 문의를 받았으나 이미 다른 광고로 대체됐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정광철·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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