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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성/“한국경제 추월이 우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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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성/“한국경제 추월이 우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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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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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14년… 눈부신 성장에 “자신감”/고급인력·에너지·교통망 아직 취약/한국투자·기술협력 “간절한 희망”【광동성=유동희특파원】 『우리의 목표는 한국을 따라잡는 것이다』 광주시에서 주해시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순덕시의 오수호부시장은 순덕시가 그간 이룩한 「경제기적」을 한국 기자들에게 설명하던 끝에 서슴없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광동성이 한국을 따라잡는 시점을 2000년쯤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냐 아니면 한국을 앞지르겠다는 것이냐』의 질문에 대한 오 부시장의 답변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국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재미없다. 2000년 이후에는 한국을 앞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광동성에서 만난 관리와 기업가들에게서 발견되는 것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자신감이었다. 아직은 한국의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임을 인정하고 한국의 경험을 배우겠다면서도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음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동북삼성과 산동성 등 북부지역과 남부의 광동성을 최근 잇따라 둘러본 홍콩의 한 한국 경제인은 남과 북은 기후 만큼이나 한국에 대한 자세가 다르다고 말했다. 북부지역이 한국투자에 대해 간절하게 원하는 입장인 반면 남부는 비즈니스적인 접근자세라는 것이다. 물론 광동성도 수교이후 한국의 투자가 북부지역으로만 봇물처럼 쏠리는 현상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해달라는 자세는 아닌듯 싶었다. 투자환경이 좋다는 점과 발전 가능성을 부각시켜 이곳으로의 투자를 유도하자는 자세였다.

주해시의 임보만부시장은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가급적이면 공해없는 산업을 투자해달라고 주문했다. 공해산업일 경우에는 반드시 이를 처리하는 시설을 갖추어야 된다고 밝힌 임 부시장은 전자,화학,생화학방면 등 과학기술이 높은 산업의 투자를 환영하며 주해시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발 제조업과 같은 노동집약적 기업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을 다녀왔다는 세련된 기업가 인상의 심천시의 주열녕부시장은 민족공업을 이룩한 점 등 한국은 중국이 배워야할 점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심각한 교통문제의 해결과 기술수준을 높이는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충고를 했다.

이들이 보이는 자신감은 각시가 이룩한 개방 14년간의 성과를 살펴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남해,중산,동완시 등과 함께 「광동성의 4호」중의 하나로 불리는 순덕시는 총인구 93만명중 농민이 66만명으로 지난 3월26일에서야 현에서 시로 승격됐다. 78년 이전까지만해도 농업위주의 평범한 현이었던 순덕시는 91년 공·농업 총생산액 1백19억원중 공업생산액이 1백6억원을 차지하는 공업도시로 탈바꿈했다. 91년도 재정수입은 4억8천6백만원으로 전국 4천개 현중에 1위였다는 것. IDD 전화가 11만대 설치되어 있으며 이동통신전화도 2천대,페이징(속칭 삐삐)은 2만5천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60∼70년대에 홍콩과 마카오로 도망치는 주민이 끊이지 않아 「진주바다」라는 아름다운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광동의 시베리아」로 불려져 왔던 주해시의 관계자들은 개혁개방이후 14년동안 중앙정부로부터 단 2천3백만원만을 보조받은채 오늘의 번영을 이룩했다는 자랑이다.

그러나 광동성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진단하는 애로점의 가장 첫번째가 기초건설 부문과 에너지,교통망과 항구시설이 발전 페이스를 뒷받침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력의 20%가 부족하며 철도로는 출입물량의 40% 정도만을 소화할 뿐이라는 것이다. 주요도로는 연일 체증을 겪는다. 두번째 애로는 14년의 경제개발의 와중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주강 삼각주의 농민의 1인당 연평균 수입은 2천원(3백63달러)인 반면 북서부 산지 농민의 수입은 3분의 1수준인 7백원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자금의 부족 또한 애로점이 아닐 수 없다. 광동성의 기본입장은 경제건설에 드는 비용의 3분의 1은 외자로,3분의 1은 자체 비축자금으로,나머지 3분의 1은 은행융자로 조달한다는 계획. 건설부문에만 6백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등 막대한 자금조달이 생각만큼 간단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그들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인정하는 마지막 애로점은 광동성 산업의 질적 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고급 기술인력의 충분치 않고 노동력의 수준도 낮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광주 기술개발구 같은 곳에서는 월 4천∼5천원의 고임금을 주고 전국 각지로부터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월 4백50원 정도이다.

이러한 이유는 하나하나 간단치 않기 때문에 광동성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한국의 투자와 기술협력이 필요하다는 역설도 성립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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