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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 107여억 은행보관 확인/현금 8억9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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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 107여억 은행보관 확인/현금 8억9천도

입력
1992.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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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 종로지점 심야수색/“공권력 부당행사” 규탄대회/“탄압 계속땐 회사문 닫겠다”/현대현대중공업 출납담당 여직원 정윤옥씨(27)가 이 회사의 자금이 국민당에 전달됐다고 폭로함에 따라 4일 시작된 검찰·경찰의 현대그룹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다. 검찰·경찰은 5일 현대측이 돈세탁 과정을 거친 은행에 대한 확인조사와 현대 종합목재사장 소환, 현대중공업 간부들의 자택에 대한 가택수색 등을 실시했다.

그러나 현대측은 이번 수사가 부당한 탄압이라고 주장,결의대회를 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대◁

현대건설,현대정공 등 그룹 산하 7개 계열사 임직원 5천여명은 5일 낮 12시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사옥앞에서 「공명선거 촉구결의대회」를 갖고 『현대 계열사에 대한 검·경의 수사는 공명선거 분위기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세영 그룹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임직원중 일부가 정주영후보의 구국일념에 동의,자진해서 도와준 것은 사실이나 그룹차원의 조직적 지원은 없다』며 『부당한 탄압으로 정상적 영업·판촉활동이 어려워지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여직원 정씨의 폭로내용에 대해 『일개 여사원이 그런 어마어마한 금액을 취급할 수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더 자세하게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집중적인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현대그룹만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탄압이며 정상적 기업영엽 활동을 저해하는 음해행위』라고 주장했다,

임직원들은 이날 「공명선거 실천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결의문 을 채택,현대에 대해 11월 초부터 시작된 불공정한 공권력 행사의 중단을 촉구하고 임직원 모두 행동을 자제,공명선거가 이뤄지도록 할 것을 다짐했다.

이에앞서 현대는 상오 7시30분 정 회장 주재로 계열사 회장·사장 20여명이 참석한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어 낮 12시에 결의대회를 갖기로 결정하고 전 직원들에게는 함구령을 내렸다,

비자금 내역을 폭로한 여직원 정씨가 근무하는 사옥 11층 현대재정부는 이상규 재정부장(41),남종필차장(41),임양희과장(35) 등이 4일하오 18일까지 연가를 내고 잠적하자 직원 30여명이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일손을 놓고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재정부금고 열쇠 관리자인 임 과장이 출근치 않아 하루 평균 80여억원이 회전되는 어음·수표 등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각 거래은행에 양해전화를 거느라 분주했다.

▷검찰◁

현대종합목재의 조직적 국민당 지원 선거운동 혐의를 내사해온 서울지검은 이 회사 서울지사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음용희사장 등 4명을 소환하는 등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화로 사장 등의 출두를 종용하던 현대전자 현대자동차 수사때와 달리 현대종합목재 음 사장 등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에 대비,검찰수사관·경찰 24명으로 긴급연행조를 편성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특히 지난 19일 구속된 이 회사 울산 공장관리담당 상무이사의 「회사상부의 지시에 따라 사원들의 사표를 받았다」는 진술외에 조직적 선거운동 지원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혀 음 사장 등의 소환이전에 충분한 증거확보가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경찰◁

경찰청 특수대는 5일 하오 11시20분께 법원으로부터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정윤옥씨가 현대중공업의 국민당지원 비자금이 보관돼 있다고 폭로한 신한은행 종로지점 2층 대여금고에 대한 수색을 실시했다.

수사관 4명은 은행측에 영장을 제시한 뒤 은행직원 4명,은행감독원 검사역 1명과 함께 2층 대여금고 안으로 들어가 은행이 보관중이던 현대중공업의 예비용 고객열쇠와 은행측 열쇠를 이용,금고함을 열었다. 경찰은 1시간여동안 금고함에 뭉치로 보관중이던 자기앞 수표의 번호와 금액을 확인했다.

검찰은 대여금고에서 10만원·1백만원·1천만원권 수표 1백7여억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날 발견된 수표들을 모두 압수,수표가 현대중공업의 자금으로 조성됐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에앞서 경찰청 특수대는 상오9시 직원 5명을 신한은행 종로지점에 보내 정윤옥씨가 증거로 제시한 현금 보관증을 확인,입출금을 담당했던 장모대리(35)로부터 『지난 2일 하오 4시께 현대중공업 재정부 임양희과장과 여직원 1명,또 다른 남자직원 1명 등 3명이 마대자루 3개에 1만원권 지폐를 가득 채워 들고 들어온뒤 「내일 찾아갈테니 하루만 맡아달라」고 요청해 돈을 받고 8억9천만원짜리 현금 보관증을 써주었다』는 진술을 받았다,

이 은행 김영재지점장도 『현대중공업의 돈을 금고에 보관했다는 보고를 2일 하오5시께 받았다』며 『지난 4일 하오 2시께 임 과장이 은행에 왔을때 「왜 돈을 안찾아 가느냐」고 묻자 「5일 아침에 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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