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후보자가 표를 쥐고있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쟁이다.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최상의 지름길은 무엇인가. 후보자신의 모든것,즉 출생배경과 가족관계 등 사생활에서부터 경력과 언동,국정전반에 대한 생각 등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밝혀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다.
요즘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유세와 TV 라디오 등 방송연설 등은 바로 이 과정의 하나이지만 이는 후보가 일방적으로 강변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많다. 후보들의 주장과 약속과 자기자랑속에서 잡석과 불량품과 가짜가 적지않고 또 과대포장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후보들의 일방적인 주장과 약속의 진실과 합당여부는 확인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이다. 따러서 후보들과의 토론회기자회견은 그들의 주장과 약속을 검증해볼 수 있는 지극히 중요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선진 민주국가 일수록 이러한 토론문화가 확고하게 정착되어 있다. 후보들의 일방적인 주장과 외침만으로는 그의 대통령으로서의 자격과 능력을 검증하고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초청토론을 적극 활용하여 후보들의 모든것을 벗겨내는 소위 지도자 세탁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지난주 관훈클럽이 김영삼·김대중·정주영씨 등 세대통령후보를 차례로 초청,특별회견(토론회)를 가진것은 후보들의 자격과 능력 등을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었던 매우 뜻깊은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특별회견에 질문자로 참여하면서 질물·답변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또 다른 질문자들도 있기 때문에 국민을 대신해서 궁금한 모든것을 빠짐없이 따지고 문의할 수는 없었으나 질문에 있어 사전에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사생활과 행적,관련사안에 대해 얼마나 솔직하고 진실되게 밝히는가 하는 정직성과 성실성,둘째 국민에 대한 약속과 공언을 뒤집지않고 실천했는가 하는 일관성,섯째 국정문제 전반에 대해 얼마나 합리적인 식견과 혜안을 가졌는가 하는점,넷째 여성관계 스캔들의 여부에 따른 도덕성,그리고 재산상황의 정확성과 축재의 합리성을 중점 규명하기로 했다.
나라의 안위와 발전,국리민복을 책임맡을 대통령은 국민의 사표로서 정직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국정문제에 대한 판단력과 해결대안을 지녀야 하며 축재와 사생활이 깨끗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질문도 답변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한 근거와 기록을 제시했다.
관훈클럽의 특별회견이 끝나자 일부에서는 『국민의 궁금증과 의혹을 파헤치는데 실패했다』 『일부 후보에게는 변명의 기회만 제공했다』고 비판하고 있으나 어떻게 한술밥에 배가 부르겠는가. 근 2시간40여분이란 제한된 시간속에 어떡하든지 흠은 감추고 자랑과 장점만을 역설하려는 후보들에 대해 조금은 질문자들의 자찬같지만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그정도라도 고백하게 한 것은 성과이며 나아가 한국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보들의 답변도 그렇다. 모두가 소상히 아는 사실을 부인하고 숨기고 거짓말하고 또 식언과 위약을 한일이 없다고 잡아떼도 엄연한 공인으로서의 답변기록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 이를 두고 「회견의 실패」운운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진실을 왜곡하고 감춘다고 해도 언젠가는 들통이 나게 마련인 것이다.
필자가 질문자로서 참기 어려웠던 것은 이리부 후보가 순간만을 모면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잇단 보충질문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밥먹듯하고 또 사실을 덮은채 억지논리로 자기변명과 미화에 급급한 점 등이다.
세 후보의 회견내용을 놓고 우열과 장단을 논하는 것은 삼가려 한다. 심판관인 국민들은 말은 없었지만 모든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어떻든 국민입장에서 후보에게 묻고 따지는 토론과 회견은 많이 할수록 바람직하다. 그것이 선거법상의 TV토론회든 다른 방식의 회견이라도 좋다. 그렇게 해서 거짓말이건 진실이건 많이 토로하게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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