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민 소말리아파병 우려 목소리/구호활동 보호명목 대병력파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민 소말리아파병 우려 목소리/구호활동 보호명목 대병력파견

입력
1992.12.05 00:00
0 0

◎장기 주둔땐 식민지화 비난 초래【워싱턴=정일화특파원】 15대 0이라는 전원일치의 유엔결의 속에 즉각 소말리아로 미군이 진군하기로 된 3일 미국방부 기지회견에서는 이번 소말리아전과 지난 1월에 있었던 걸프전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피트 윌리엄스 대변인은 몇가지 같은 점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중부 사령부가 작전 책임을 맡게되고 둘째 전투복을 입은 미군이 현지에 급파돼 전투임무를 담당한다는 것,그리고 셋째는 연합군 체제로 전투가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윌리엄스 대변인의 이같은 분석은 사실 심각한 고려에서 나온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런 질문이 미국 평균시민들에 의해 흔히 나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무리 강적이 없는 아프리카의 동북쪽 나라로 파병된다고 해도 「전쟁」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어서 그만큼 신중한 작전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결과라고 볼수 있다.

위험은 걸프전과는 달리 군사적인 것 보다는 정치적인 경우가 더 클 것이다. 걸프전에서는 상당한 군사적 위험이 따를지 모른다는 판단을 갖고 미국은 세심하고도 어마어마한 무장준비를 했었다. 당시 이라크 병력은 육군이 54만5천명이었다. 공군은 미군에 이미 상대가 안될 정도였고 얼마의 스커드 미사일을 제외하고는 고성능 무기면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미국의 맛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은 엄청난 무력을 동원했었다. 전 이라크병력과 맞먹는 육군병력 47만4천명이 이라크에 파병됐다.

그러나 소말리아는 처음부터 이라크군과 같은 병력이 없다. 국가는 이미 해체돼 버렸고 서양언론이 말하는 군벌(warlord)이라는 인물들도 닳아빠진 타이어가 달린 지프 몇대를 갖고는 그위에 10대 소년병 기십명을 태우고 있을 뿐이다. 인공위성을 날려 병력의 이동을 세밀히 조사할 필요도 없고 초전박살을 위해 한밤중에 도시공습을 해야할 필요성도 없다. 구호양식이 차에 실려 운반되는 대낮에만 경비를 하면 된다. 미군은 소말리아 군벌들의 무장해제를 시킬 책임을 맡게되는데 이것 역시 힘의 대소에서 비교해보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먹을것이 없고 각 부족별로 극도의 적대감이 부풀어져 끝없는 부족분쟁으로 접어든 이 아프리카국을 미군이 무슨 수로 단시일내에 평온을 찾아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그의 임기가 끝나는 1월20일까지 어떤 결말을 내고 싶어하고 있다. 그러나 어림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미군은 장기 주둔이 불가피하게 되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만들려한다는 비난을 듣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작전계획을 어떻게 짤 것인가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에 소말리아로 파격되는 부대를 보면 아프리카 해역에 있는 해병 1천8백,미본토에서 현재 출전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해병 제1기동사단,제10 경보병사단중 제10 보병사단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플로리다 태풍때 구호작전을 나간 경험이 있다고는 하나 플로리다주의 피해복구와 소말리아의 기아구호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앉아서 굶어죽기 보다는 총질을 해서라도 무얼 좀 빼앗아 먹겠다는 소말리아인들을 세계 최대의 강대국 군인들이 라고 해도 총칼로 과연 쉽게 다스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