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재야단체인 전국연합의 정책연합 문제를 놓고 민자당과 민주당이 연이틀 강도높은 정책 및 이념노선 공방을 벌임으로써 이 문제가 선거중반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민자당은 특히 전국연합내 일부세력이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의 분명한 노선 표명을 촉구한 반면 민주당은 이를 또다른 흑색선전 성격의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민자당의 정원식 선대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연합의 일부세력은 김일성주의를 신봉하는 주사파인 만큼 민주당이 이들과 손잡는 것은 우리의 선거판도가 북한의 구도대로 움직여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전국연합의 제휴와 협력은 북한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이라는 강한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박희태대변인은 『민주당은 이같은 김일성 추종자들이 섞여있는 전국연합과 연대한다면서도 여전히 중도우파를 표방하고 있다』며 『차제에 민주당은 분명한 색채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4면
이에 앞서 박 대변인은 2일 하오 북한이 10월4일자 노동신문에 「한국민족민주전선」 명의로 게재한 「남조선 인민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제시했다.
이 서한은 『현실성이 없는 민중후보 단일화론과 시기상조인 혁신정당 지도체론 대신 모든 반민자당 세력의 민주대연합으로 범민주 단일후보를 내세우고 전국연합을 합법적인 구심체로 하는 통일전선에 하나로 뭉쳐 강력한 연대 공동행동으로 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홍사덕대변인은 『전국연합의 관련인사들이 주사파라면 정 위원장이 총리로 있을 당시 그들을 의법 처단하지 않은 것과 노태우대통령이 이들의 활동을 묵인한 것은 직무유기라는 뜻인가』라고 반박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우리당이 주한미군 철수,안기부 폐지 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전국연합 인사들과 의견을 달리한 사실을 외면한채 공당의 선대위원장이 흑색선전을 펴고 있다』며 『정 위원장이 말하는 중도우파란 50년대 냉전시대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게 우리의 인식』이라고 공박했다.
박우섭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자당은 북한이 대한민국에 민주적이고 강력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고도의 심리전 등 악랄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요 대통령후보들은 이날 광주·전남,강원,서울,경기지역에서 순회유세를 계속했다.
【광주=유성식기자】 김영삼 민자당 후보는 광주와 전남 장흥 강진 해남 영암 등 취약지역인 호남권 유세에 나서 지역감정 타파와 지역균형 개발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제 내 고장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덕을 볼 수 있다는 후진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정치 안정속에 변화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이 김영삼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주장했다.
【홍성=김광덕기자】 김대중 민주당 후보는 이날 온양 예산 합덕 당진 서산 홍성 등 충남 9개 지역에서 유세를 갖고 『지조와 신념이 있는 정치 지도자라야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소신있게 펼쳐나갈 수 있다』며 『대권싸움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민자당 정권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정권교체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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