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단 문제인 단호한 어조로 정면대응/초반선 굳은 표정… 전공분야 나오자 활기김대중 민주당 후보는 2일 저녁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특별회견에서 잇달아 쏟아지는 「아픈 질문」들을 3시간여동안 정면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 후보는 패널리스트들과의 일문일답이 시작부터 간첩단문제 사상문제 등에 집중되자 계속해서 정면 대응을 시도.
김 후보는 『전국연합과의 연합은 결국 거국내각이 전국연합과의 연합정부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첫 질문에 대해 예상했다는듯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며 전국연합과의 정책협정은 기존의 우리 정책을 확인한 것일뿐 새로 논의해 우리 입장을 수정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
김 후보는 이어 『전국연합으로부터 선거지원을 기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국연합의 우리 정책이 자신들의 마음에 든다면 우리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어떤 형태의 약속이나 법적형태는 없었다』고 부연.
김 후보는 『공약이 실현성이 없다』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이 계속되자 다소 굳은 표정을 짓고 『안된다고만 하지말고 한번 맡겨달라. 아무 것도 모르는 군인들도 32년간 나라를 맡았지 않았느냐. 걱정은 고맙지만 걱정만 하지말고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역공세를 펴 좌중에 폭소.
김 후보는 「간첩단사건」,북한의 「민주당 지원」 성명 등과 관련한 질문이 계속되자 기다렸다는듯이 『한국에서 나만큼 용공문제에 관해 검증받은 사람도 없다』면서 『사무보조원 이근희가 간첩도 간첩연루도 아닌 것은 검찰의 공소장에도 잘 나와 있다』고 주장.
김일성에 대한 평가를 고비로 질문공세가 차츰 경제문제,농촌문제 등 「전공분야」로 넘어가자 김 후보는 답변 제한시간을 초과해가면서까지 막힘없이 지식과 소신을 피력.
김 후보는 『농어촌 부채를 탕감해준다면 도시근로자 부채도 갚아줘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도시근로자의 부채는 국가정책이 원인이 아니라 생활비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면서 『4,5인 가족의 한달 쌀값이 4만원 정도면 되는데 하루벌어 한달 먹는 때가 우리 역사상 언제 있었냐』고 반문.
김 후보는 이날 예상보다 심한 질문이 잇달았다고 보는듯 초반에는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않았는데 『군을 통수할 자신이 있다』 『미안하지만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등 단호한 답변자세를 불사. 때문에 장내에는 계속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중반이후 질문의 초점이 다소 부드러워지자 분위기가 누그러지기도.
○…이날 회견장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는 회견이 시작되기 30여분전부터 참석자들이 몰려들어 2백77개의 좌석이 동났고 급히 마련한 임시 좌석까지 모두 메우는 등 성황.
전날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회견때 참석했던 언론계 중진인사들이 거의 그대로 참석했고 허경만 국회 부의장 김원기 조세형 정대철 김정길 이부영 박영숙 최고위원을 비롯한 주요당직자 의원 30여명이 앞쪽에서 자리를 잡아 연설과 답변을 경청.
가족으로는 부인 이희호여사와 막내동생 김대현씨만이 참석.
○…이에 앞서 김 후보는 15분간의 기조연설에서 「대화합과 변화의 정치」에 대한 구상을 거듭 피력하면서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메시지를 거듭해 강조.
김 후보는 기조연설 말미에 『또 얼마나 어렵고 난처한 질문이 쏟아질지 두렵기도 하다』면서 『이런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진심과 진실을 그대로 보여주겠다』고 연설을 매듭.<황영식·김광덕기자>황영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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