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2.12.03 00:00
0 0

드라마는 행동한다는 의미의 희랍어 드란(dran)에서 유래된 것이다. 관객 앞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쓰이는 대본 즉 희곡을 뜻한다. 따라서 드라마는 연극과 문학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이르러 연극의 기법과 매체가 늘어나고 다양해짐에 따라 라디오 드라마 TV드라마도 이 범주에 흡수하게 되었다. ◆관객을 눈앞에 두고 무대서 공연되는 연극과 필름에 따로 찍어 상영하는 영화나 TV드라마는 일란성 쌍둥이 같지만 예술적 감명은 차이가 난다. 연극은 객석과 무대가 밀착되어 있기에 현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 이에 비해 영화와 TV드라마는 기교가 탁월하다. 가령 햄릿의 독백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무대에서 직접 듣는 것과 영화를 통해 듣는 것은 맛이 한참 다르다. 같은 드라마의 형식이지만 차이가 이처럼 있다. ◆시덥지 않은 방송시간대의 시비로 일정이 밀린 방송유세가 1일밤부터 시작되었다. 전국 유세장을 누비는 똑같은 후보들이 나왔으나 영상매체를 통해 보니 뭔가 다르기는 다르다. 우선 차분하다. 과장된 몸짓과 고성이 없는 것만도 듣기에 좋았다. 지지자들의 함성이 없으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비교해 보는 기회도 된 것이다. ◆현장감을 한껏 살리는 옥외 유세는 연극과 흡사하다면 TV유세는 영화관이나 안방극장에 앉아 편안하게 즐기는 평온감을 남긴다. 현장유세에선 다소의 오버 액션이 통할지 모르나 TV유세에선 이것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거나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후보들의 침착성을 채점하기엔 TV쪽이 유리할 것 같다. 후보의 입장에선 양쪽 모두 일장일단이 있을 줄 안다. ◆어떻게든 안방유세가 처음 시도되었다는 것은 선거문화의 한단계 상승으로 꼽을 수 있다. 이제 전시대의 대규모 군중집회는 유물화되었다. 시청률도 높았다니 군중집회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TV유세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있을 줄 안다. 비록 늦었지만 시대의 변화를 여기서도 감지하게 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