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감시예측평가단장 밝혀현재 우리나라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자수는 정부 집계의 10배에 달하는 2천명 이상이며 90년대말까지는 5만명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AIDS 방역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WHO(세계보건기구)의 AIDS 감시예측평가단장인 제임스 친 박사(60·미 버클리대 교수)가 우리 정부의 의뢰로 지난달 21일 입국,일주일동안의 면밀한 실태조사 끝에 얻어낸 결론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보사부·국립보건원·한국보건협회를 통한 자료조사와 독자적인 실태조사를 마친 친 박사는 『일반성병 감염률·인구구조 및 유사한 조건국과의 국제비교 등을 종합할 때 한국의 AIDS 감염인구는 정부 공식집계인 2백35명의 10배 가까운 최소한 2천명선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고 『효과적인 정책을 펴지 않는한 AIDS 감염자수는 90년대말까지 25∼30배에 이르는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 박사는 『이미 한국은 AIDS 감염경로가 국내 토착화된 상태이므로 외국으로부터의 AIDS 유입을 차단하는 정책에서 시급히 탈피,내부감염 확산을 막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하고 『감염자수도 일정수준을 넘어 국가가 감염자를 추적,관리하는 방법도 한계에 이른 상태』라고 말했다.
친 박사는 또 『한국정부는 다방·음식점·숙박업소 종업원 등에 대해서는 수년간 2백만회가 넘는 검진을 실시하면서 실제로 가장 발병률이 높은 동성연애자,매춘부 등 특수집단은 방치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며 『한국내 동성연애자가 1천명 미만이라는 통계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므로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역학적 연구·사회학적 연구 등이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현재 백신과 치료약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60∼70%의 부분적 효력만 있을 뿐이며 그나마 가격이 비싸 감염인구의 50%도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친 박사는 『AIDS 문제가 치료법 개발을 통해 해결될 전망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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