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3세 심경 노래… 우리식 이름 병기【동경=문창재특파원】 재일동포 가인(단가작가) 이정자씨(47)의 작품 3수가 94년도 일본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서 실린다.
일본의 유명한 교과서회사 삼성당출판사는 1일 94년도 4월부터 사용될 고등학교 국어Ⅰ 교과서에 이씨 작품 3수를 싣기로 결정,현재 문부성 검정을 받고있다고 밝혔다. 재일동포 문학인의 단가작품이 실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로는 올해 요절한 이양지씨의 「유희」가 잇고 고사명시의 에세이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적이 있었다.
「현대의 단가」편에 실린 3수의 작품에 대해 이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재일한국인 2,3세들의 복잡한 심경을 노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번째 작품은 『나라는 사람은 대체 무엇인가,애태워 생각하는 밤 번갯불이 무릎을 비친다』는 뜻으로 재일한국인들의 지문압날 제도가 큰 문제가 됐을때의 심경을 담았다고 밝혔다.
출판사측은 이씨 이름에 한국식 발음을 밝히고 학습포인트란에 이 작품들이 어떤 정경을 노래한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일동포 2세로 미에(삼중)현 우에노(상야)시에서 태어난 이씨는 첫사랑에 실패한 아픔을 노래하기 시작한 것이 단가작가가 된 계기였다고 밝히고 있다. 20세때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일본인 남성이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 한가지로 변심했다는 것이다.
일본학교에 다닐때 차별당한 것도 큰 마음의 상처가 되었다. 도시락 속에 모래가 들어있던 일,하학때 여럿에 둘러싸여 놀림을 당한 일 「조선정벌」에 관해 배울때 고개를 들수 없도록 수치스러웠던 일….
이 모든 차별 경험들이 자신의 노래에 민족적인 자각을 강하게 채색하게 됐다고 이씨는 동경신문에 연재중인 「방사선」이란 칼럼에 쓰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집의 제목은 「봉선화 노래」와 「나그네 타령영원한 여인」 두권이다. 이번에 교과서에 실릴 작품은 「나그네타령…」에 실린 것들이다.
재일 한국인과 결혼한 이씨는 우에노시에서 찻집을 경영하고 있다. 진주 출신의 아버지와 대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씨는 11년전 서울에 3일간 다녀온 일이 있지만 우리말은 할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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