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서 광고·무대장치까지/4백여사 천억시장 싸고 각축/광고대행사 주축 300여사 포진/민자/당내조직 바탕 홍보대행 직영/민주/현대계열 금강기획에서 총괄/민자대선에 기업들이 뛰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대통령에 출마한 후보들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선거중립,국민당의 등장에 따른 새로운 선거전략의 도입,국민의 정치의식 변화 등 선거풍토가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선거행사가 하나의 엄연한 정치산업으로 부상,관련기업들이 이 새로운 시장에서 전례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 당 후보를 더 널리 더 정확히 알리기 위해 뛰고 있는 기업들은 각 후보의 득표전략 기획에서부터 광고,연설,인쇄물,로고송 제작과 전화홍보 대행,전단우송,여론조사,무대장치,풍물패 동원 등 대선 후보들의 표몰이를 위해 온갖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른바 정치산업에 뛰어든 기업은 줄잡아 4백여개. 큰 규모로는 대홍기획,삼희기획,금강기획 등 종합광고대행사를 비롯해 세종문화,키프로덕션,선우 등 전문 광고물 제작사와 국보,소공사,한양공사 등 무대장치 및 행사전담사,차량동원에 참여한 중소업체들이다.
1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대선 후보의 이미지 메이킹 시장에 뛰어든 이들 기업들은 갈수록 첨병으로 활약중이다. 이들 기업들은 특별한 이슈없이 각 후보들간 지지도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의 활동 여하에 따라 당락의 판도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정치산업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자리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대선전에 참여하고 있다.
민자당 김영삼후보를 위해 뛰고 있는 기업들은 대홍기획,삼희기획,코래드,제일기획,서울광고 등 종합광고대행사가 주축이다. 또 이들 종합광고사의 하청을 받아 작업에 가담하고 있는 50여 광고제작사와 1백여 인쇄 관련사,영상무대,임팩트 등 1백여 행사전담사,갤럽을 비롯한 4∼5개 여론조사 전담사 등 크고 작은 3백개에 가까운 기업들이 김 후보 진영에 포진해 있다.
가장 전면에 부각돼 활동하고 있는 종합광고대행사중 롯데그룹 계열의 대홍기획은 연일 신문을 장식했던 「0303시리즈」를,한국화약 계열의 삼희기획은 「신 한국 시리즈」를 각각 맡았고 코래드나 서울광고 등은 단발성 신문광고 제작에 참여했다. 또 제일기획과 삼희기획,세종문화,광인,형보 등은 금명간 TV에 방영될 1분짜리 광고제작에 참여,곧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또 스티커와 전단 등의 제작에 참여한 인쇄소와 색분해,식자전문기업들이 김 후보를 위해 활동중이고 국보와 영상무대,임팩트 등은 유세 등 옥외행사 전반을 맡고 있다. 특히 대전엑스포 광고차량으로 제작된 가로 4m,세로 2.5m 크기의 대형 화면을 장착한 5톤 트럭 점보트론 3대는 유세 막바지 김 후보의 유세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점보트론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기업은 중소기업인 대광이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기업은 수적인 면에서는 그리 많지 않다. 인쇄광고를 맡은 세보와 방송광고에 나설 키프로덕션과 예광,방송 연설부문 연출을 맡은 서울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이들 기업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50여 중소형 전무기업들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송부문을 맡은 키프로덕션은 김 후보의 장남인 홍일씨의 처남 윤흥열씨가 운영하는 기업. 윤씨는 개인적으로 홍보팀을 책임져 자연스럽게 키프로덕션을 김 후보 지원의 하부본부로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당에는 현대그룹 계열의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이 주력으로 뛰고 있다. 지난번 총선때에도 국민당의 선전에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금강기획은 이번 대선을 위해 신문 방송의 광고제작은 물론 옥외행사와 선거기획업무 등을 모두 떠맡았다. 금강기획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기업은 선우,비손텍 등 광고제작사와 소공사,한양공사,동화음향 등 옥외행사 전담회사 및 40여개의 인쇄관련업체 등 총 1백여사. 금강기획은 또 국민당 본부에 직접 7명의 전담팀을 두고 홍보기획 전반을 맡고 있다.
이들 3당은 각기 독특한 운용스타일을 갖고 있다. 민자당은 당내 대선기획 조직이 여럿인 만큼 대행 기업들도 다각적인 채널을 구축해 자체 경쟁시키고 있고 민주당은 당조직이 홍보대행을 직영하는 스타일이다. 이와 관련,민주당 대선기획단의 고위관계자는 『기업들이 민주당의 일을 맡으려 하지 않고 있어 인맥을 중심으로 소수의 대행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당은 또 전적으로 금강기획이 책임지는 형태다. 금강기획의 민경차장은 『홍보조직이 단일화돼 있어 비용 절감은 물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며 이는 지난번 대선에서의 활약을 당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광고연구원의 김민기원장은 『미국의 경우 선거비용의 90% 이상을 홍보에 쏟는 반면 종전 우리 후보들의 전문 기업을 통한 홍보비용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부정선거,금권선거를 막는 의미에서도 전문기업을 활용한 정치광고의 활성화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가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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