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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쌀개방과 정치/이상호 동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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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쌀개방과 정치/이상호 동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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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가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국내에서는 사가와규빈(좌천급편) 사건이라는 정치 스캔들로 연일 시끄럽고,세계 각국은 쌀시장을 개방하라고 성화다.

그 어느 것도 분명히 매듭을 짓지않고는 넘어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정부를 더욱 곤란하게 하는 것은 이 두문제가 따로 떼어 놓을 수 없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내 정치문제가 쌀시장 개방문제 해결을 크게 어렵게 만들고 있다.

쌀시장 개방에 대한 일본정부의 기본방침은 「불가」다. 그러나 세계가 그것을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정부·자민당내에도 거의 없다.

자민당 정권의 가장 확실한 지지기반인 농촌을 의식하면서도 농림수산성은 우루과이라운드 성공을 위해서는 양보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기 시작했다(아사히 신문).

그러면서도 일본정부가 겉으론 계속 「불가」를 외치는 것은 마지막까지 노력했다는 자세를 국내에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는 일본정부가 국민,특히 쌀재배 농가와 야당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것이다. 일본 국회는 지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쌀시장 개방반대를 결의했었다.

일본정부가 이들을 향해 쌀시장 개방문제에 대한 「불가피성」을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기 때문이다.

정권 탄생에까지 폭력단과 우익단체가 깊숙이 관련됐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케시타(죽하등) 전 총리와 「킹 메이커」인 가네마루(김환신) 전 자민당 부총재 등에 대한 증인 환문(청문회)이 실시되었지만 국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또 리쿠르트 사건으로 정치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드높던 때 그 이면에서는 여전히 「검은 돈」이 오고 갔으며,그같은 점이 밝혀졌음에도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하다는 점 등은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이를 따르는 일사분란한 행동이라는 일본식 장점은 이번만은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깨끗하지 못한 정치의 국가적 폐해가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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