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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정책/각당 제시내용 분야별 철저해부(경제공약 허와 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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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정책/각당 제시내용 분야별 철저해부(경제공약 허와 실:13)

입력
1992.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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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집중완화… 구체방법·의지 결여/국민­재벌 눈치살핀 기존정책 재판재벌정책에 관한 대권주자들의 공약은 진부하다.

물가 주택부문 등에서 위험스럽게 보일 정도로 과감한 공약을 딱부러지게 제시한 것과는 달리 재벌문제에 있어서는 오랜 기간 인구에 회자됐던 것을 구두선처럼 되풀이하는데 그치고 있다.

민자당은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겠다는 단 한구절로 재벌정책을 끝내고 있다. 경제력 집중완화는 어느 시대 어떤 이념하에서도 성립되는 당연한 통치철학이다. 경제력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한 통치자는 한사람도 없었다. 문제는 그것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구두선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과 실천의지이다. 민자당은 재벌정책에 관한한 공약이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기업자율성 보장 및 정경유착 단절 ▲재벌 상호출자 및 상호지급보증 억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분담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당보다는 비교적 많은 양을 할애했지만 새롭게 들리는 것은 하나도 없다. 구체적인 실현방법이나 스케줄이 없다는 점에서 민자당 공약과 대차가 없다. 수십년간 집권정부와 투쟁한 야당측 공약에 참신한 시각이 전혀 엿보이지도 않고 정부 슬로건을 그대로 답습한 느낌을 주고 있다.

국민당의 「집권후 1년의 준비기간 거쳐 재벌해체,업종전문화 실현」 공약은 일견 쇼킹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놀라울게 별로 없는 내용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그 의미가 패전후 일본의 맥아더식 재벌해체와 같은 혁명적인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정부가 말하지 않더라도 재벌그룹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추진해오고 있는 「계열사 자율독립 경영체제」를 일반대중의 귀에 쏙 들어가게 새로 포장했을 뿐이다.

3당의 재벌공약은 한마디로 면피성이다.

재벌과 일반국민 양쪽의 눈치를 살핀 인기영합,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6공정부가 숱하게 외쳐오면서도 방향도 못잡고 제대로 실천하지도 못한 재벌정책을 복사판 뜨듯이 그대로 카피한 인상이다. 광범위한 여론수렴이나 치열한 논의과정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아무런 검증없이 습관처럼 해오던 말들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3당의 재벌공약에 한결같이 일방적인 관지배구도가 시각의 근저에 깔려있다.

기업집단과 정부간의 균형잡힌 경쟁과 견제에 의한 국가경제의 성숙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새시대를 맞고 있는데 차기정권 담당자들은 몰라서인지 아니면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아서인지 재벌공약을 너무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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